HBM 독점 공급에 영업익 확대
관세 전 풀인 수요로 실적 급등 기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은 SK하이닉스가 이달 말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운 AI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이번에도 '깜짝 실적'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 발표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관세 적용 전 수요가 몰리는 ‘풀인 효과’ 덕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을 20조4385억 원, 영업이익을 8조923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이 9조 원을 넘을 것으로도 내다봤다. 이는 1분기 대비 매출은 16.1%, 영업이익은 20.5% 증가한 수치이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24.6%, 62.2% 상승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AI 수요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발표로 글로벌 반도체·전자기업들이 불확실성에 직면했지만, SK하이닉스는 오히려 ‘관세 전 선제 구매’ 효과로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HBM 판매 호조와 관세 전 풀인 수요로 출하량과 ASP가 각각 12%, 6% 상승할 것”이라며 “미국 재무부가 5월까지 정보기술(IT) 품목별 관세율을 확정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발표하지 않아 세트업체들의 재고 축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은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HBM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최근 유통되는 최신 버전 HBM3E(HBM 5세대)는 8단에서 12단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수익성도 함께 상승할 전망이다.
LS증권은 SK하이닉스의 D램 사업 매출 중 HBM 비중이 △2024년 29% △2025년 45% △2026년 50%로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사들보다 앞서 있기도 하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로부터 HBM3E 인증을 받았으나 수율이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60% 중후반의 안정된 수율을 확보하는 것과 대비된다. 삼성전자 HBM3E 역시 인증이 계속 늦어지고 있어 사실상 SK하이닉스의 독점 공급 상황이나 다름 없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HBM 6세대) 샘플을 가장 먼저 제공하며 차세대 제품에서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HBM4는 기존 대비 약 35%의 가격 프리미엄이 붙어 수익성 개선에 추가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HBM4는 HBM과 로직 반도체를 연결해주는 베이스 다이 성능 개선과 전력 감축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HBM4 12단 제품은 올해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내년을 목표로 16단 제품도 개발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