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특례상장을 추진 중인 지투지바이오가 희망 공모가 밴드 산정을 위해 최대 할인율 52.76%를 적용, 통상적인 할인율보다 크게 높은 수준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공모가 할인이 가격 정당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문제 의식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반면 공모주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해 할인은 필요하며, 공모가 도출 근거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뒷받침되는 경우엔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8일 의약품 제조사 지투지바이오는 금융감독원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정정 신고서에 따르면 지투지바이오는 오는 25~31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어 내달 5~6일 일반청약을 거쳐 올해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주당 4만8000~5만8000원이다.
지투지바이오는 희망 공모가 산출을 위해 주가수익비율(PER)을 통한 상대가치 평가법을 활용했다. 비교기업은 △대웅제약 △한국비엔씨 △한미약품 △동국제약 4개사로, 이들 평균 PER는 28.1배다. 이를 통해 도출한 주당 평가가액은 10만1600원이다. 지투지바이오는 여기에 할인율 42.91~52.76%를 적용해 희망 공모가 밴드를 산정했다.
눈에 띄는 건 이례적으로 큰 할인율이다. 통상적인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할인율은 20~40% 수준이며, 지투지바이오 역시 2022년 이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의 할인율이 26.2%~39.38%라고 증권신고서를 통해 밝히고 있다.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할인율을 크게 높인 이유에 대해 "경쟁사 대비 우월한 기술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라이선스 아웃까지 시간이 소요돼 미래 성장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고무줄 할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주 할인율 적용 기준이 별도로 없다 보니, 발행사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도출하기 위해 입맛대로 할인율을 맞춰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프리미엄은 어느 정도 있어야 하지만, 50%가 넘는 할인율은 과하다고 본다"며 "그 정도로 할인이 들어가야 하는 거라면 애초에 적정 기업가치가 그만큼 낮다는 뜻 아니냐"고 꼬집었다.
반면 현실적인 기업가치 도출을 위해 할인율 적용은 필요하며, 증권신고서 등을 통한 충분한 설명이 뒷받침되는 경우에는 그 비율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IPO 주관사 관계자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대부분 적자 상태라 PER 산정이 어려운 데다 상장 비교기업 가치로만 기업가치를 산정하면 공모가가 뻥튀기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비상장주식 거래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현재 지투지바이오는 장외시장에서 주당 8만6000원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희망 공모가 상단보다 1.5배 높은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