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 = 2일 미국 증시는 시장 예상치를 대폭 하회한 ADP 민간고용(-3.3만 명)에도 불구하고 미국-베트남 간 무역 합의 소식과 감세안 내 반도체 세액공제 확대가 기술주 및 반도체 업종의 위험선호 심리를 개선시켰다. 다우지수는 약보합(-0.02%) 마감했지만, S&P500(+0.47%)과 나스닥(+0.94%)은 상승했다.
미국은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베트남과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베트남은 미국에 전면적으로 시장을 개방해 미국 기업이 무관세(0%)로 진출할 수 있게 됐고, 미국도 베트남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46%에서 20%로 대폭 인하했다. 다만, 제3국이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환적 상품에는 40%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차주 여러 건의 무역 협정이 공개될 예정이며, 협상 진전이 없는 국가에는 관세율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혀 국가별 무역 협상 뉴스플로우가 7월 9일까지 집중될 전망이다.
6월 ADP 민간고용은 전월 대비 3만3000명 감소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2년 3개월 만의 첫 감소였지만 투자자들은 4일 발표될 비농업 고용보고서에 더 주목하고 있어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최근 ADP와 고용보고서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이번 데이터의 중요도를 낮췄다. 이번 비농업 신규고용(컨센 10만6000명 vs 전월 13만9000명)과 실업률(컨센 4.3% vs 전월 4.2%)은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예상보다 큰 고용 위축이 확인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테슬라는 2분기 차량 인도량이 38.4만 대로 시장 예상(38만7000대)을 하회하며 전년 대비 13% 감소해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생산량(41만4000대)이 인도량을 초과한 것도 2개 분기째다. 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부진은 이미 예견됐지만 최근 머스크와 트럼프 간 불화로 급락한 테슬라 주가는 전일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4.9% 상승했다.
전일 국내 증시는 트럼프의 관세 유예 불가 발언과 미 증시 기술주·반도체 조정을 반영해 하락 출발했다. 상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것이란 우려도 낙폭을 키웠지만 개인과 기관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는 0.47%, 코스닥은 0.19% 하락폭을 축소했다.
오늘 국내 증시는 미국-베트남 무역 협상 타결에 따른 위험선호 심리 개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승(+1.9%) 등을 반영해 상승 출발이 예상된다. 전일 여야 합의로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를 주주로 확대(공포 즉시 시행), 전자주주총회 의무화(내년 1월 시행), 감사위원 3%룰(공포 후 1년 유예)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와 집중투표제 의무화는 보류됐다.
단기적으로 이벤트 소화 과정에서 지주, 증권 업종 등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 다만, 그간 상법 개정 수혜 업종을 매수해온 주체가 국내 기관투자자였고 외국인은 정책 추진에 대한 의구심으로 중립적 스탠스를 유지해왔다. 이번 개정안 통과가 불확실성을 해소하며 해당 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를 견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