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46도로 6월 최고 기온 경신
이탈리아도 로마 등 18개 도시 ‘적색 폭염 경보’
그리스·튀르키예 등 산불로 고통

이번 폭염은 이베리아반도의 스페인, 포르투갈과 프랑스, 이탈리아, 발칸반도, 그리스에 이르기까지 지중해 연안 국가들을 강타하고 있다. 각국은 산불 위험과 건강 위협 경보를 연이어 발령하고 있다.
기후 과학자들은 인간에 의해 유발된 기후변화가 이러한 폭염을 더욱 강하고 자주 널리 퍼지게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기상청(Meteo France)은 이날 전국 16개 지역에 최고 수준 폭염경보를, 68개 지역에는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의 경보를 발령했다. 예상 기온은 최고 41도, 최저도 20~24도 이상으로 예보됐다.
에펠탑 운영 당국은 폭염으로 인해 전날 오전 11시부터 정상부 출입을 통제했고 1~2일은 폐쇄한다고 밝혔다. 1·2층은 개방되었지만 방문객들에게 햇볕 차단과 수분 섭취 등 주의를 당부했다.
파리가 포함된 일드프랑스 지역에선 대기 오염이 심해져 오전 3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대부분의 오염 유발 차량이 도심 진입을 금지당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시속 20km의 속도 제한도 실시됐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는 무더위로 인해 약 1350개 학교가 부분 또는 전면 휴교에 들어갔는데, 이는 전날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교사들은 “교실이 너무 덥고 환기가 안 돼 학생들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당국은 노약자와 만성질환자, 어린이 등 취약계층에 대한 특별 주의를 당부했다. 영국 레딩대 대기과학연구센터의 악샤이 데오라스 연구원은 “폭염은 치명적”이라며 “위험한 폭풍과 같은 수준으로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역에서는 폭우로 인한 갑작스러운 홍수로 70세 남성이 사망하는 등 폭염과 극단적 기상현상이 동시에 발생했다. 알베르토 치리오 피에몬테 주지사는 “예외적이라 불리던 기상이변이 이제는 점점 일상이 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지중해 수온 역시 26.01도로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기상청 과학자는 유럽연합(EU) 관측 시스템 코페르니쿠스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산불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포르투갈 남부 알주스트렐 지역에선 250여 명 소방관이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리스본을 포함한 여러 지역은 전날까지 적색경보 상태였다.
튀르키예 이즈미르 등에서는 시속 120km에 달하는 강풍에 산불이 번지며 5만 명 이상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그리스 역시 산불 진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