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감세법안을 향해 지속적인 비판을 내놓고 있다. 실제 법안이 통과되면 찬성한 의원들에 대한 낙선 운동은 물론 신당 창당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대통령 선거 기간엔 부채 한도를 줄여야 한다고 외치더니 이제 와서 사상 최대폭의 재정 적자 증가 법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부끄러움에 목을 메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머스크는 “내가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할 일을 정해야 한다면 그것은 (법안을 통과시킨) 모든 의원을 내년 중간선거에서 패배시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공화당 내 강경보수파 모임 ‘프리덤코커스’의 멤버인 앤디 해리스 하원의원과 칩 로이 하원의원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크게 재정적자를 늘려 빚의 노예로 만드는 법안에 찬성한다면 어떻게 스스로를 프리덤코커스라고 부를 수 있는가”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머스크는 신당 창당도 시사했다. 그는 “이번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다면 미국의 국가 재정 적자가 역대 최대 규모인 5조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며 “법안 통과 즉시 ‘아메리카당’이 창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엔 공화당-민주당 단일정당만이 존재한다. 대안이 존재해야 국민이 실질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통과를 반대하고 있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 담겼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이 법안대로라면 2034년까지 미국의 국가부채가 약 3조30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법안에는 전기차 보조금 삭감, 풍력·태양광 에너지 발전 관련 과세 강화 등의 내용도 담겼다. 전기차 업체의 수장인 머스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앞서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직후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방만하게 사용되고 있는 연방정부 예산을 줄이는 일을 벌여왔다. 머스크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여러 개혁안을 제시했지만, 의회 통과가 번번이 무산되며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5월에 백악관을 떠났다.
이후 머스크는 지난달에도 해당 법안을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말다툼을 벌였다가 돌연 비난했던 게시글 일부를 삭제하는 등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법안 통과 가능성이 올라가자 다시 비난 수위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