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5월 산업생산 증가율 0.5%…전망 크게 밑돌아
“트럼프 관세가 세계 무역 교란하는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영향에 아시아 주요국 제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 공개된 관련 지표들이 잇따라 시장 전망보다 부진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3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통상 50을 웃돌면 경기확장, 밑돌면 경기위축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자오칭허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성명에서 “제조업 PMI는 계속 상승세를 보인다”며 “조사 대상인 21개 업종 중 11개 업종이 경기확장 국면에 있었다”고 총평했다. 경기위축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로는 “노동절과 단오절 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매, 도로, 운송, 항공운송, 숙박, 외식 등 시장 활동이 다소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지표가 개선된 것보다 위축된 상태인 점에 집중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황지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는 제조업과 건설업 반등에 힘입어 어느 정도 모멘텀을 회복했다”며 “그러나 수출 증가세 둔화와 재정 호조세 약화로 인해 하반기 경제활동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공개된 5월 공업기업 총 이익도 눈에 띄게 부진했다. 전년 동월 대비 9.1% 급감했는데, 감소 폭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컸다. 4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던 연간 누적 수치도 5월이 되자 역성장으로 전환했다.
일련의 지표 부진은 미국 관세 영향과 관련된다. 중국은 미국과 관세를 놓고 협상을 하고 있지만, 최종 합의점을 아직 찾지 못하면서 자국 경제활동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다.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에는 지속적인 디플레이션 압력과 대미 직접 수출에 대한 관세 영향 등으로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발표된 지표는 미국이 여전히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중국 경제가 추진력을 다소 잃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중국에 계속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도 관세 영향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5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5% 증가한 101.8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증가 폭은 주요 이코노미스트 전망치인 3.5%를 크게 밑돌았다.
전망은 더 좋지 않다. 경제산업성 설문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은 월별 생산량이 6월 0.3% 증가하는 데 그친 뒤 7월에는 0.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미국은 일본 제품에 상호관세 24%를 책정했다. 이후 양국은 두 달 넘도록 협상하고 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일본은 자동차를 포함한 품목별 관세와 국가별 상호관세를 함께 다루는 포괄적인 관세 패키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두 관세를 구분하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세계 무역을 지속해서 교란하고 있다”며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로 인해 기업들이 생산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