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세대 KTX-이음’ 타보니…K-고속철의 조용한 질주

입력 2025-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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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보다 승차감·소음·안정성 등 개선
공기청정기·CCTV 확대 설치 등 편의성도↑
국산화율도 높여…K-고속철 진화 가속

▲김종훈 현대로템 레일솔루션 본부장이 24일 2세대 KTX-이음 시승회가 열린 객실 내에서 열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현대로템)
▲김종훈 현대로템 레일솔루션 본부장이 24일 2세대 KTX-이음 시승회가 열린 객실 내에서 열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현대로템)

“승객의 편의성과 승차감, 소음·진동을 개선해 더 쾌적하고 안전한 여행을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24일 열린 2세대 KTX-이음 시승회 현장. 객실에 서서 열차를 설명하는 김종훈 현대로템 레일솔루션 본부장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빠르게 스쳐 가는 창밖 풍경에서 상당한 속도감이 느껴졌지만, 객실 내부는 조용했다. 김 본부장이 마이크를 사용하긴 했지만, 큰 볼륨 없이도 서서 말하는 소리가 충분히 전달됐다.

아파트 50층 높이(150.5m)의 거대한 열차는 최대 시속 260km로 질주했다. 그러나 서울역에서 광주 송정역까지 이동하는 동안 고속열차 특유의 진동이나 윙윙거리는 소음은 기존 KTX보다 현저히 줄어든 느낌이었다.

이번 2세대 KTX-이음은 현대로템이 2021년 12월에 수주한 총 84량 규모 고속열차 사업의 일환이다. 같은 해 1월 첫선을 보인 1세대 KTX-이음의 후속 모델로, 1세대에 대한 승객과 발주처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피드백을 반영해 소음과 진동은 줄이고, 승객의 편의성과 안전성은 높였다. 초도 편성은 약속한 납기일보다 140일 앞선 13일 코레일에 조기 인도됐고, 현재는 상업 운행을 준비 중이다. 서해선, 동해선, 경강선 일부 등에 순차 투입될 예정이다.

▲항공기와 비슷한 분위기의 좌석별 개별 창 모습. 앞뒤 좌석 승객을 고려하지 않고 블라인드를 조절할 수 있다. (사진= 현대로템)
▲항공기와 비슷한 분위기의 좌석별 개별 창 모습. 앞뒤 좌석 승객을 고려하지 않고 블라인드를 조절할 수 있다. (사진= 현대로템)

쾌적한 승차감은 차체 충격을 줄이려는 노력에서 기인했다. 열차 하부 주행장치인 대차에 성능을 개선한 서스펜션(완충 장치)을 적용하고, 차체 하부에 보강재를 추가했다.

공명상 현대로템 고속&SE실 상무는 “승차감 지수가 기존(1세대) 2.5에서 2.0으로 낮아졌다”며 “대차와 차체 사이에 에어스프링(공기완충장치)과 프로파일(완충 구조물), 댐퍼(진동 감쇠 장치)를 교체해 승차감을 20% 정도 개선한 셈”이라고 했다. 승차감 지수는 열차의 흔들림 정도를 계량화한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승차감이 좋다는 뜻이다.

객실 내 소음도 눈에 띄게 줄었다. 차체 바닥과 벽, 천장 등에 차음재와 차음판을 보강해 기존 1세대의 70dB(데시벨)에서 68dB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조금 시끄러운 카페 수준 정도의 소리로, 코레일이 제시한 개활지 최고 속도 주행 시의 기준치(70dB 이하)를 여유 있게 만족시켰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승객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좌석별 개별 창과 블라인드도 1세대와 마찬가지로 탑재됐다. 2세대는 여기에 승무원실과 공기청정기, CCTV 등도 확대 설치했다. 화장실에는 악취 저감용 공기청정기도 들어갔다. 객실 내 모니터 수는 기존 4개에서 6개로 늘려 정보 접근성을 강화했다.

편의를 고려한 신규 기능도 추가됐다. 정전 시에서도 자체 배터리로 안내 방송이 가능한 무정전 비상 방송 시스템, 차량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최적의 정비 시점을 판단하는 상태기반유지보수(CBM) 장치, 실외 방송 모드 등도 탑재됐다.

2세대 KTX-이음은 국산화율을 높였다는 특징도 있다. 앞서 현대로템은 국토교통부 주관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2) 개발 과제에 참여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에 유럽산 위주였던 기존 철도 신호 시스템을 이번부터 국산 열차자동방호장치(ATP)로 대체했다. ATP는 앞차와의 거리와 선로 상태 정보 등을 수신해 안전 운행을 돕는 장치다.

공 상무는 “철도차량은 30년 이상을 써야 해 유지보수가 매우 중요하지만, 현재 국내 철도는 외국 신호시스템을 쓰고 있어 유지보수가 어렵다”며 “2세대 KTX-이음은 KTCS-2를 염두에 두고 설계해 호환성이 뛰어나고, 앞으로 전동차와 GTX 등 다양한 노선에서도 국산 신호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24일 시승회 당일 탑승한 2세대 KTX-이음의 외관. (사진= 현대로템)
▲24일 시승회 당일 탑승한 2세대 KTX-이음의 외관. (사진= 현대로템)

한편 국내 최초의 고속차량은 프랑스 알스톰이 만든 테제베(TGV) 기반의 KTX-1(2002년)이다. 2008년에는 현대로템이 국산 동력집중식 고속차량 KTX-산천을 첫 출고 했다. 이후 2019년에는 국산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인 1세대 KTX-이음을, 2022년에는 KTX-이음을 기반으로 한 후속 모델 KTX-청룡을 출고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에는 우스베키스탄에 KTX-이음을 기반으로 한 동력분산식 고속철도를 수출했다. 국산 고속차량의 첫 해외 진출 사례다. 이를 필두로 아랍에미리트(UAE), 동유럽 국가 등에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는 KTX-청룡의 차세대 모델인 EMU-370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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