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건을 향한 집요한 관심과 애정이 삶의 연대기로 이어진다. 이 책은 영화잡지 기자,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로 살아온 자칭 맥시멀리스트 작가 김도훈 씨가 집요하게 수집해온 독특한 물건들과 그에 얽힌 기억을 엮은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시간을 관통한 물건들이 '지금의 나'를 어떻게 구성했는지 특유의 단문과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물건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기억과 취향의 저장소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물건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위로받는 과정이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지는 책.

매일 죽음과 삶의 경계에 서서 외로운 싸움을 하는 사람. 바로 외과의시다. 이 책은 2003년 '나는 외과 의사다'로 민음사 올해의 논픽션상 생활과 자연 부문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강구정 교수의 신작이다. 이번 신작에서 강 교수는 임상과 연구, 교육 현장에 겪은 실존적 고민과 성찰을 풀어냈다. 간암 유전자 연구, 수술실의 고요한 긴장, 환자의 표정과 눈빛, 젊은 전공의와의 대화 등 외과 의사로 살아온 날들이 책에 담겼다. 특히 '좋은 의사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저자의 직업윤리 의식이 돋보이는 책.

2020년 덴마크 한림원 대상을 수상하며 널리 알려진 나야 마리 아이트의 신작 장편 소설 '어두움의 연습'은 폭력과 상실, 슬픔을 견디며 어둠 속을 걸어 나오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성의 삶을 가득 채운 상처와 죄책감을 섬세한 시적 언어로 풀어낸 이 작품은 치유와 회복, 연대의 힘을 역설한다. 삶의 고통을 직시하며 그 안에서 희망의 감각을 찾아 나가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모종의 해방감을 선사한다. 이 소설은 현재 한국을 포함해 19개국에서 출간됐으며 덴마크 DR 소설클럽 '올해의 소설'에 선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