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2890억 원 증액…“세계 각국 경쟁…재사용 발사체 시장 뛰어들어야”

우주항공청이 재사용 발사체로 전환을 추진 중인 차세대 발사체를 2032년 달 착륙선 발사에 투입하겠다고 20일 밝혔다. 2035년까지 재사용 발사체를 조기 완성하고, 엔진을 메탄으로 전환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도 추진한다.
박순영 우주항공청 재사용발사체 프로그램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에 대한 브라운백 미팅을 열고 이러한 계획을 밝혔다.
박 프로그램장은 “발사체로 재사용하는 형태로 2033년부터 상업 발사와 포스트 미션 테스트라는 재사용 기술을 확보하는 전략을 가지고 2035년에 발사 능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비용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발사체는 총사업비 2조132억 원 규모로 2022년 11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누리호 후속 대형 발사체 추진 사업이다. 앞서 2월 국가우주위원회는 차세대발사체 사업을 기존 1회용 발사체에서 재사용으로 전환을 의결했고, 우주항공청은 지난달 2일 사업 계획 변경을 위해 기획재정부에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심사를 신청했다. 재사용 발사체로 전환되며 사업 예산은 기존 대비 2890억 원 증액됐다.
박 프로그램장은 “사업 계획 적정성 재검토 상황에서 후속 조치나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면 병행해서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결과가 나오는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하는데, 6개월이 기본 기간”이라고 말했다.
우주청은 앞서 밝힌 대로 기존 케로신 연료에서 메탄 엔진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메탄은 발사 시 연비가 높고 침전물이 적으며 쿨링 채널의 코킹 현상(코팅이나 오염물질이 쌓이는 현상)에서도 문제점이 덜하다. 기존 연구에 대한 매몰 비용이 발생하지만 이를 감수하더라도 메탄 기반 재사용 발사체 개발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우주청 계획대로 진행되면 재사용 발사체 발사 비용은 ㎏당 2500달러 수준으로, 연간 2기 이상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프로그램장은 “매몰 배용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가지 않은 길이 훨씬 기회비용이 많을 때는 오히려 가장 편익을 고려한 선택”이라며 “2030년대 중반에 기술을 완성하고 연 10회 이상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쏘기 때문에 지금 스페이스X 팰컨 발사는 아무도 기사로 안 쓰듯, 그렇게 만들어드리고 싶은 게 저희의 꿈”이라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은 세계 각국이 재사용 발사체 사업에 뛰어드는 만큼 빨리 개발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창정), 일본(H3), 유럽(베가 넥스트) 모두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프로그램장은 “중국 등 모든 나라가 2030년대 전후를 목표로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으므로 저희도 30년대에는 개발을 확보해야 세계 발사체 시장에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시기를 놓치면 항공기 에어버스 산업처럼 추후 우주 산업 진입 장벽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