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 주요 대학 인문계 학과에 정시로 합격한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이과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과생이 높은 표준점수로 대입에 비교적 유리한 문과 학과에 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이 가속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종로학원은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2025학년도 서울 주요 17개 대학의 인문계 340개 학과 정시 합격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선택 과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55.6%는 수학 과목에서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수학 선택과목 중 미적분과 기하는 주로 이과생이, 확률과 통계는 문과생이 응시한다.
선택과목 중 미적분과 기하는 확률과 통계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 입시에서 유리한데, 이과생들이 이를 이용해 인문사회계열에 진학하는 ‘문과침공’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수능에서도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확률과 통계 137점, 미적분은 148점, 기하는 142점으로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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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학별로 살펴보면 한양대의 경우 인문계 학과 합격생의 87.1%는 이과생이었다. 이어 서강대 86.6%, 건국대 71.9%, 서울시립대 66.9%, 성균관대 61.0%, 이화여대 60.3%, 중앙대 53.8%, 연세대 50.3%, 경희대 46.6% 등으로 집계됐다.
합격생 전원이 이과생인 학과도 17개 대학의 21곳에 달했다.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서강대 인문학기반자유전공학부, 성균관대 자유전공계열, 한양대 교육공학과, 이화여대 의예과(인문계열 선발) 등이 대상이다.
다만 서울대, 고려대 등은 수학 선택과목별 합격자 비율을 공개하지 않아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 학생이 인문계 학과에 합격하는 상황은 상위권, 중상위권대학 등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인문계 학과내 경제, 경영 등 인기학과 뿐만아니라 어문계열 학과 등에서도 매우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계 학생들의 인문계학과 교차지원이 매우 광범위해 인문계 학생들의 정시 합격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고, 수능 채점 결과에서도 선택과목간 점수차가 공개되지 않아 입시예측 가능성은 더욱 어려워지는 양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