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로화에도 액면가를 훌쩍 뛰어넘는 특별한 동전이 있다. 유로존 24개 국가들은 매년 두 종류의 2유로 기념주화를 발행할 수 있다. 유럽지도와 2유로 글씨가 새겨진 면은 기존 동전과 같지만 반대쪽 면은 나라마다 기념할 사건이나 주제를 담은 특별한 디자인으로 차별화돼 있다. 유럽공인 기념주화는 2유로짜리만 만들 수 있는데, 최초의 2유로 기념주화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기념해 그리스에서 발행됐다.
2유로 기념주화를 발행하려면 해당 국가는 사전에 동전의 내용과 디자인을 유럽위원회에 신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역사적인 특정 사건에 대해 나라별로 갈등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벨기에가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대를 격퇴한 ‘워털루 전투’ 200주년을 맞아 2015년에 발행하려던 2유로 기념주화의 경우 상대국인 프랑스의 항의로 무산되기도 했다.
유로존에서 지난해 말까지 발행된 2유로 기념주화는 모두 548종인데, 그중 현재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건 2007년 모나코에서 발행한 ‘그레이스 켈리 왕비 서거 25주년 기념주화’로 시세는 5000유로 안팎이다.<사진>

이 기념주화가 비싼 이유는 미국과 모나코 국민들에게 사랑받아온 미국의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주인공이고 동전의 희소성과 관련이 있다. 이 기념주화는 2만1개가 제작돼 수집가용 에디션으로 2만 개가 시중에 풀렸으며 1개는 켈리의 외아들 알베르 2세에게 증정됐다고 한다.
이 외에도 모나코 요새 800주년 주화(2015년 1만 개 발행, 3500유로), 키프로스 유럽연합 가입 20주년 주화(2024년 7000개 발행, 1400유로) 등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재미있게도 2021년 리투아니아에서 발행한 ‘주빈타스 생물권 보호구역’ 기념주화는 제조업체의 주조 오류로 인해 상당한 가치를 얻었다. 발행된 50만 개 중 500개의 가장자리에 인접국인 라트비아 국가의 구절이 새겨져 있기 때문. 해당 동전은 현재 1800유로에 거래되고 있다.
‘동전테크’의 영향으로 유럽엔 코인스캔 앱도 다양하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해 동전을 카메라로 찍으면 그 동전의 시세가 얼마인지를 바로 알려준다.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chehot@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