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최대 40% 전망
SK하이닉스, 기술 경쟁력으로 차세대 시장 주도 기대
30년 이끌 차세대 D램 기술도 발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상용화를 앞두고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해당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BM4는 기존 제품 대비 생산 난이도가 높고 제조 원가도 크게 증가하는 구조다. 다만 이로 인해 고가 프리미엄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수익성 개선의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받는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HBM4가 본격적으로 양산될 전망이며 기술력과 생산 역량이 기업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우위 확보는 가격 결정력과 직결된다. HBM 선두 주자인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실적 개선에 있어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HBM4 세대는 단순 용량 확대보다는 데이터 전송 속도와 대역폭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TSV(실리콘관통전극) 기술이 급격히 확대되고 다른 설계도 대폭 복잡해진다. 또 기존에는 메모리 공정으로 만든 베이스 다이(Base die)가 사용됐지만, 향후에는 전력 효율성을 위해 외부 파운드리를 통한 고급 로직 다이(Logic die)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공정 자체가 더 복잡하고 가격도 높기 때문에 원가가 기존 대비 2.5~3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가 상승은 오히려 HBM4의 고부가가치화로 이어져 시장 선점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HBM4 12단의 원가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가격 프리미엄도 30~40%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와 HBM3E에서 기술 우위를 입증한 바 있어, 이번 HBM4에서도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시장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약 36.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앞섰다. 이는 AI 수요 확대와 함께 고부가 제품군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기술 경쟁력은 HBM뿐만 아니라 D램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일본 교토에서 열린 세계적 반도체 학술대회 ‘IEEE VLSI 심포지엄 2025’에서 차세대 D램 기술 로드맵을 공식 발표하며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CTO)은 ”현재의 테크 플랫폼을 적용한 미세 공정은 점차 성능과 용량을 개선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4F² VG(Vertical Gate) 플랫폼과 3D D램으로 한계를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4F² VG는 셀 면적을 최소화하고 수직 게이트 구조를 적용해 고집적·고속·저전력 특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D램 기술이다. 3D D램 기술은 적층 구조를 기반으로 기존 평면 한계에서 벗어난 확장성을 제공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차 CTO는 “앞으로 30년간 D램 기술 진화를 위한 이정표를 제시하겠다”며 “젊은 엔지니어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