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파는 하마스에…이스라엘이 꺼내 든 비장의 카드는 [리썰웨폰]

입력 2025-06-0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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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보의 핵심이자 위협과 안전을 동시에 품은 무기들의 세계. '리썰웨폰'이 최신 화기부터 고대 병기까지, 숨겨진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냅니다. 밀덕이 아니어도 누구나 빠져들 수 있는 흥미진진한 내용을 전달합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가자지구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은 70년째 제자리걸음인데요. 1948년 나크바(대추방) 이후 이 지역은 이스라엘군(IDF)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소모전이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전력 차가 극명한 이들의 충돌은 그저 쫓고 쫓기는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마스는 땅굴을 만들어 저항하고, IDF는 이를 파괴하는 '두더지 잡기'가 일상이 됐습니다.

전면전 대신 지하로 숨어든 하마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약 500~600km, 깊이 15~60m에 달하는 지하 터널을 구축했는데요.

이 터널들은 콘크리트로 보강되고, 전기, 통신선, 환기 시스템, 폐쇄회로(CC)TV를 갖춘 첨단 구조입니다. 병원, 학교, 모스크 등 민간 시설 아래 입구를 숨겨 IDF의 탐지를 어렵게 만들죠.

이 터널들은 무기 저장, 전투원 이동, 기습 공격, 인질 억류, 밀수 등으로 활용되며, 하마스의 장기전을 뒷받침하는 수단이 됐는데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해 1200명의 사상자를 내고 250여 명을 납치한 사건은 이 터널을 활용한 대표적 도발이죠.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하마스가 터널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스라엘의 압도적 화력 앞에서 생존과 저항을 위한 최적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하마스의 군사력은 알카삼 여단과 라파 여단을 중심으로 조직됩니다. 1만 명에서 2만 명 사이의 규모로 추정되는 하마스의 주요 무기는 카삼 로켓, 이란제 파즈르 로켓, RPG-7/29, 급조폭발물(IED), 저비용 드론이죠.

이스라엘의 F-35, 메르카바 전차, 아이언돔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무기인데요. 이로 인해 하마스는 지리 전술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저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이 '땅굴'을 통해 군사적·정치적 협상력을 유지하며, 이스라엘을 장기전으로 끌어들이는 것이죠.

(신화/뉴시스)
(신화/뉴시스)

망치로 두들기는 이스라엘⋯벙커버스터 활용

이스라엘 측도 하마스의 땅굴을 무력화시키는 작업에 나서고 있는데요.

우선 지하 레이더, 음향 센서, 인공지능(AI) 기반 드론으로 터널 위치를 추적합니다. 기술적으로 주요 시설을 탐지한 뒤 공중 타격을 진행하는데요. IDF는 미국산 정밀 유도 폭탄을 사용합니다. 2000파운드 무게의 BLU-109 탄두를 장착한 공대지 폭탄 GBU-31이 터널의 입구를 먼저 파괴해버리죠.

이후 일명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관통탄 GBU-72 A5K는 5000파운드의 무게로 너비 4.6m에 달하는 콘크리트도 뚫어버리는데요. IDF는 이 무기를 앞세워 150개 터널을 공습으로 파괴했고, 2023~2025년 약 350km(전체의 50~70%)를 무너뜨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 공군은 미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미군은 2023년 6억5000만 달러어치의 GBU-31, GBU-72 등 1000발 이상의 폭탄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터널 전투에 특화된 특수부대도 있는데요. IDF의 얄롬(Yahalom) 특수부대는 터널 전투 전문 부대로, 소형 로봇과 벽 충돌 드론은 터널 지도를 그리는데 특화됐죠.

이 밖에 IDF는 터널에 해수, 시멘트, 하수를 주입하는 홍수 전술을 시도했습니다. 다만 이 전술은 지하수 오염 논란 등 민간의 피해를 일으킬 수 있어 2023년 이후 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모사드와 CIA 협력 속 지휘부 타격

하마스의 두더지 행위를 막기 위해 IDF는 근본적인 방안도 마련했는데요. 2021년 완공된 가자지구 국경 지하 장벽에 굴착 소음을 감지하는 센서를 장착했죠.

하지만 센서를 활용해 터널의 깊이를 탐지하고 민간 시설로의 위장을 분간하기 어려운데요.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도 두더지 잡기에 동원됩니다. 모사드는 미국의 CIA와 협력을 통해 하마스의 통신을 감청하고 지휘부의 위치를 찾아냈는데요. 2024년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아 신와르 제거 작전으로 성과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10월 16일 야히아 신와르가 라파 터널에서 제거됐는데요. 모사드와 미 CIA의 첩보 협력으로 신와르의 위치를 특정했고, IDF는 F-15I 전투기로 GBU-72 A5K 벙커 버스터를 다수 투하했죠.

이어 IDF는 지난달 13일 하마스의 지도자 자리를 넘겨받은 야히아 신와르의 동생 무함마드 신와르까지 제거했는데요. 라파 여단 사령관 무함마드 샤바나, 남부 칸유니스 대대 사령관 마흐디 쿠라 등도 함께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죠.

이스라엘군은 공격에 사용된 정밀 미사일이 하마스 지휘통제 시설과 지하 터널을 정확히 타격해 병원 건물은 무너뜨리지 않은 채 하마스 고위 간부들을 사살했으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도 높은 정보전을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부담 가중되는 가자지구⋯점령 계획 현실화될까

미국의 지원과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전력에도 이 분쟁은 멈출 기미가 없어 보이는데요. 민간 사망자가 5만여 명이 넘어가면서 국제 사회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이는 미국의 지원에 정치적 부담을 낳고 있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는 연일 가자지구 공습을 전쟁 범죄로 비판하고 있는데요. 유럽연합(EU)에서도 프랑스를 필두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물론 가자지구 주둔에 따른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죠.

이와 관련해 크라이시스 그룹의 마이라브 존자인은 "3월에 나온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계획은 더 많은 저항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스팀슨 센터는 "이스라엘의 하마스·헤즈볼라 약화 성공에도, 서안지구 정착촌 확장이 이집트·요르단과의 평화협정을 위협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인터내셔널 크라이시스 그룹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가 사회 회복을 불가능하게 만들며, 하마스의 암묵적 동의 없이는 통치가 어렵다"고 전망했으며 베이커 연구소의 로버트 배런도 "이스라엘의 군사적 승리가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은 지난달 가자지구 영토의 75%를 두 달 안에 점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군사작전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과연 이 두더지 잡기의 끝은 어디일까요?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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