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포함돼도 수급 효과 제한적"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첫 번째 지수편입 종목 정기 변경(리밸런싱)을 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지수 상품으로의 유동성 유입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 규모가 아직 작아서 자금 유입 인센티브 효과가 당초 기대보다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밸류업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거래소에 상장된 12개 ETF의 순자산(AUM)은 6205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수 정기 리밸런싱 직전(지난달 26일·6125억 원)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품별로 보면 가장 큰 규모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리아밸류업'이 1769억 원에서 1789억 원으로 1.1% 증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밸류업'의 순자산이 1.2%, 키움자산운용의 'KIWOOM 코리아밸류업'이 1.3% 늘었다.
밸류업 지수 관련 ETF 상품 상장 초기와 비교해도 순자산 증가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12개 밸류업 ETF의 순자산은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총 26.0% 증가했다. 상품별로는 'KODEX 코리아밸류업'이 같은 기간 47.5%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늘었지만, 'TIGER 코리아밸류업'이나 'ACE 코리아밸류업'은 오히려 각각 19.0%, 36.3%의 순자산이 김소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늘린 기업들을 모아 만든 지수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달 27일 'KRX 코리아 밸류업지수'의 첫 정기 심사를 통해 기존 구성 종목 105개에서 변경된 종목 100개를 공개했다. 이번 변경으로 총 27개 종목이 새로 추가되고 32개 종목이 빠졌다. 해당 종목들은 이달 13일부터 지수에 반영된다.
거래소는 밸류업지수를 통해 주주환원 등 기업가치를 스스로 높이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이번 리밸런싱도 주주환원 계획을 밝히는 등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지수 종목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리밸런싱으로 지수 내 밸류업 공시 기업의 비중은 61%에 달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수 종목을 처음 편·출입한 이후에도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장 반응이 좋지 않다 보니 밸류업지수 종목 리밸런싱이 주요 인센티브로 작용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밸류업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들의 순자산총액이 6000억 원으로 많지 않아 실제 수급 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한 ETF의 운용자산이 많지 않아 리밸런싱에 따른 수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자동차, 금융 등 대형주 외에도 반도체 상위 2개 종목에 대한 15% 상한(캡) 적용 등도 지수 리밸런싱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지수는 현재 추종 자금 규모가 크지 않아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의 수급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선 이후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배 연구원은 "대선 이후 상법 개정 등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에 높아지면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이나 관련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