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오버투어리즘 비상] “이제 그만 오세요”…비명 지르는 글로벌 관광대국들

입력 2025-06-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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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6-0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소셜미디어 보고 찾아오는 쏠림현상 급증
가림막 세워도 구멍 내고 사진 촬영
소음·집값 상승에 현지 주민과 관광객 충돌
지역사회·생태계 파괴 위험 경고도

▲세계 주요 관광대국이 오버투어리즘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세계 주요 관광대국이 오버투어리즘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세계 주요 관광 대국들이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오버투어리즘 비상에 걸렸다. 일본과 스페인, 프랑스 등지에서 관광객들이 유발하는 소음과 쓰레기, 주거비 상승 등으로 인해 현지 주민들의 삶의 질이 하락하고 있다.

최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이 예측 불가능한 관광으로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보도했다. 과거 일본 여행은 버스 관광과 이를 통해 잘 통제된 여행이라는 점이 주된 특징이었지만, 소셜미디어 사회의 도래로 인해 그만큼 통제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일례로 가와구치코의 로슨 편의점에서 바라보는 후지산 절경이 인스타그램에서 확산하자 편의점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동네가 붐비기 시작했다. 결국, 당국은 인파를 분산하기 위해 편의점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관광객들은 가림막에 구멍을 내면서까지 사진을 찍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20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았던 일본은 이제 지난해 기준 3700만 명이 방문하는 곳이 됐다. 관광 지출은 8조1000억 엔(약 77조 원)이라는 전례 없는 수준을 기록했고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관광객 목표치를 6000만 명으로 상향했다. 그러나 엔저와 저비용 항공 활성화, 소셜미디어 범람 등을 이유로 관광객들이 일부 지역에 지나치게 몰리면서 당국의 고심도 커진 상태다.

스페인에서는 참다못한 주민들이 저항하기 시작했다. 4월 바르셀로나 주민들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찾은 관광객들을 향해 물총을 쐈고 마요르카 주민 협회는 관광객들에게 섬에 접근하지 말아 달라는 호소문을 게시했다. 카나리아 제도에선 지난달 주민 2만3000명이 거리로 나와 대규모 관광을 중단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휴가철이 가까워지면서 말라가 등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행동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스페인을 방문한 관광객은 인구 두 배에 달하는 1억 명에 육박했다. 관광업계는 올해 더 많은 인파가 스페인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바르셀로나와 같이 대도시에 기업형 관광이 들어서면서 주민들은 관광객 인파에 치이고 관광객들은 관광지 특색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단기 휴가용 임대업 활성화로 소음과 집값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실정이다. 지난해 바르셀로나 당국은 2028년 만료되는 관광용 아파트 면허를 갱신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3년이나 남은 상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이러니하게도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바르셀로나는 점점 더 진정성이 없어지고 있다”며 “도시는 그 자체와는 거리가 멀고 마케팅 부서가 상상하던 모습으로 변해가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매년 1억 명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오는 프랑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베르사유 궁전과 생트로페, 아비뇽 교황청 등 주요 관광지가 오버투어리즘에 몸살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브르 박물관은 일일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입장료를 올렸지만, 여전히 긴 대기 시간과 늘어난 방문객 등에 따른 불만이 거세지면서 전면적인 개편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조지프 치어 웨스턴시드니대 지속가능 관광·문화유산학과 교수는 유네스코 기고문에서 “오버투어리즘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원인”이라며 “특히 사회·생태적 환경이 빠르게 악화하는 작은 섬 지역에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국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조치하기 시작했고, 장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면 여러 휴가철에 걸쳐 성공과 실패를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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