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달러 약세 지속…단기 투자 지양

미국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속에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겹치며 달러값이 떨어지고 있다. 원화 강세로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도 7개월 만에.·1300원대로 내려오면서 투자자들은 약달러에 투자할지 말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2원 오른 1380.1원을 기록했다. 소폭 올랐지만 환율은 15일 1300원대로 내려온 후 13거래일째 1400원대를 밑돌고 있다다.
26일에는 장중 1360.5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16일(1362.6원) 이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지난달 초만 해도 환율이 1500원대를 넘보던 것을 고려하면 환율 하락세는 가파르게 낙하 중이다. 4월 9일 1484.1원에 마친 원·달러 환율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100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달러값은 떨어지고 원화값 오르는 현상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6일.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감세 법안 등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우려된다며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 '셀 아메리카'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외 국가에 대해 제조 스마트폰과 관련 25% 관세를 물리고, 유럽연합(EU)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한 뒤. 하루 뒤 부과 시기를 7월로 연기하는 등 불확실성도 달러의 신뢰를 떨어트리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우리나라를 포함 아시아 국가를 향해 환율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은 원화값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원화절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경계감 때문이다.
1400원대 환율이 익숙한 투자자들은 오랜 만에 온 약달러 현상에 투자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쌀때 사자"라는 분위기는 실제 달러 매수현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28일 기준 641억1400만 달러로 지난달 말보다 64억100만달러(11.1%) 증가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추가적으로 달러 하락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기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조언하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미 예외주의 둔화와 맞물린 약달러 흐름이 전개될 전망"이라며 "트럼프 정부는 재정지출을 통한 성장 자극이 어렵고, 이는 트럼프 트레이드에 대한 되돌림, 예외주의 둔화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당장은 환율 협상을 둘러싼 환율 하락 분위기가 존재한다"며 "재정정책은 재정 악화 우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통화정책에서 운신의 폭이 더 클 수 있다. 당장은 연방준비제도의 보수적 스탠스가 엿보이나 금리 차를 감안해도 현재 달러화는 고평가 상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4분기 평균 환율로 1350원, 하단을 1300원으로 전망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하단으로는 1350원을 제시하며 "미국의 원화 절상 요구를 반영해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급락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환율 하락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