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열기판·차량용 반도체로 신성장 엔진 가동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해온 LX세미콘이 생존과 성장을 위한 ‘탈(脫)DDI’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와 방열기판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기술 고도화와 수요 시장의 변화가 맞물리는 가운데 제품군 확장 없이는 미래 성장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전략 변화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의 올해 1분기 DDI 매출 비중은 90.17%다. 전 분기(90.29%)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과점 구조 상태다. 이에 회사는 DDI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완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에 돌입했다.
신사업의 핵심 축은 친환경 차량용 방열기판이다. 방열기판은 전력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분산시켜 소자의 수명과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부품이다. LX세미콘은 방열기판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지난달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생산능력은 연간 25만 장으로 내년 말까지 50만 장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5년 간 약 1000억 원이 투입됐다.
특히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 공법을 적용했다. LX세미콘의 방열기판은 친환경 자동차, 전기차 충전기, 에너지 저장장치(ESS), 고속열차 등 다양한 친환경 산업군에 활용될 수 있다. 이윤태 LX세미콘 사장은 “방열기판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고객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한양대학교와 손잡고 방열기술 개발 전문 인력 양성에도 나서는 등 기술 내재화에 힘을 쏟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도 새 수익원으로 키우는 분야다. 자율주행과 전기차 확대에 따라 차량 내 반도체 탑재량이 급증하면서 LX세미콘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용 DDI를 비롯해 모터 구동용 반도체, 전력 제어용 PMIC(Power Management IC) 등 제품군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전장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에 발맞춰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기존 DDI 사업 안에서의 매출 다변화에도 한창이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용 DDI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관련 기기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관련 수요가 급증, LX세미콘도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LX세미콘은 DDI 중심의 매출 구조가 여전히 유효한 만큼 주력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신사업에서의 가시적인 성과 창출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져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제품군 다변화와 신규 시장 개척이 필수”라며 “DDI뿐 아니라 전장과 방열기판 등에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X세미콘은 올해 1분기 매출 4762억 원, 영업이익 59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3.9%, 29.1%씩 늘어난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