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 매각·채권형 자산 전환으로 수익률 지켜
변동장 대응 수요에 운용업계 ‘전략적 상품’ 떠올라

목표로 하는 성과에 도달하면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보장하는 ‘목표전환형펀드’가 줄지어 출시되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자들이 안정적 수익성에 주목하자 자산운용업계가 목표전환형펀드로 이런 수요를 흡수하는 데 나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목표전환형펀드는 총 67개로, 이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17개가 올해 설정됐다. 이달 말과 6월에 걸쳐 설정될 예정으로 알려진 2개 목표전환형펀드를 포함하면 전체 펀드 중 약 28%가 올해 상반기에 나온 상품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목표전환형펀드는 국내 시장에 2010년 처음 등장한 뒤 2018년까지 12개 출시되는 데 그쳤다. 2021년 4개→2022년 2개→ 2023년 3개가 나오면서 관심을 받지 못하다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설정된 목표전환형펀드는 29개에 달한다.
최근 목표전환형펀드가 두드러진 이유로는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자산 재배분 전략이 꼽힌다. 목표전환형펀드는 달성하고자 하는 수익률을 미리 정한 뒤 운용 과정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을 포함한 여러 자산에 투자한다.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기존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투자 대상을 변경한다. 시장 변동성이 펀드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만기까지 목표수익률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런 목표전환형펀드의 특성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과 미국발(發) 관세 충격 등으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부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집권 이후 각국 주가와 환율, 원자재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는 국면에 접어들며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을 향한 투자자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과거 ‘구조화 상품’ 일종으로 여겨지는 데 그쳤던 목표전환형펀드가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 대응할 전략적 상품으로 재평가받는 분위기가 업계에 확산했다. 구조화 상품이란 주식, 채권 등 여러 투자 수단을 조합한 상품을 뜻한다. 구조화 상품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고정 수익을 지급하거나 원금을 보장하도록 설계된다.
특히 국내와 미국, 중국 등의 성장주에 투자하다 단기채권을 편입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목표전환형펀드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삼성글로벌CoreAI목표전환’ 1, 2호 펀드는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구성된 주식 비중을 40~70%로 가져간다. 목표수익률(1호 7%·2호 9%)을 달성하면 투자 대상을 채권형 자산으로 전환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상장 중국 항셍테크 상장지수펀드(ETF)를 분할 매수하는 ‘한국투자항셍테크스텝업분할매수목표전환’을 26일 선보인다. 홍콩 기술주 투자 ETF 30%, 국내 단기채권 ETF 70%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목표수익률 10%를 이루고 나면 국채 등에 투자하며 상환 전까지 기존 성과를 이어간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목표전환형펀드는 목표수익률을 기준으로 자산을 리밸런싱 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 여부와 시점을 둔 부담을 대폭 줄일 방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며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자들에게 편리성을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우며 목표전환형펀드를 내놓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