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실적 부진·주가 하락에 정치 거리두기
“내년 중간선거 앞둔 공화당 의원들 놀랐을 듯”
xAI·스페이스X 등 자신 보유 기업들에도 더 신경쓸 듯

20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경제포럼(QEF)에 화상으로 참석해 “앞으로는 정치 지출을 훨씬 줄일 것 같다”며 “나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정치자금을 지출할 이유가 생기면 지출할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후원하는 데 막대한 지출을 감행했다. 대선 직전 몇 주 동안에만 1900만 달러(약 264억 원) 넘는 돈을 지출해 대통령 당선과 공화당의 다수당 확보에 공헌했다. 지난달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에서도 13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적 지출을 줄이겠다는 그의 발언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의원들에게는 불쾌한 놀라움으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CNBC는 짚었다.
대신 머스크 CEO는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는 ‘앞으로의 5년도 테슬라 CEO로 있을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리를 지키기 위해) 충분한 의결권을 확보하고 싶다”며 “돈 문제가 아니다. 기업의 미래를 합리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최근 테슬라 실적 발표 자리에서도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만 DOGE 업무에 할애할 계획”이라며 테슬라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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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그가 돌연 정치와 거리를 두려는 것은 테슬라가 사면초가에 빠졌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1분기 자동차 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고 순이익은 71% 급감했다. 연초부터 급락한 주가는 지난달 22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다. 이후 반등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여전히 9% 넘게 하락한 상태다.
일련의 결과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머스크 CEO가 정부지출 감축과 이를 위한 대규모 공무원 해고에 나서면서 시민들의 불만을 촉발한 탓이다. 시민들이 테슬라 불매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시위대가 테슬라 매장을 공격하는 일도 있었다. 최근에는 관세를 비롯한 트럼프 정부의 경제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행정부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정치적 문제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히 되지만, 폭력을 행사하거나 누군가를 인형으로 만들어 교수형에 처하게 하는 등 죽음을 위협하는 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 이외에 자신이 보유한 다른 기업에도 신경을 더 쓸 예정이다. 머스크 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xAI는 엔비디아와 AMD, 그 밖의 다른 기업들로부터 반도체를 계속 구매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xAI는 멤피스 외곽에 100만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들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보유한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 대해선 “미래 어느 시점에 상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