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콘텐츠, 외연 확장에 필수였지만 한계

신세계그룹의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신세계유니버스)’을 두고 사실상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건 킬러 콘텐츠가 없고 그룹 계열사의 참여도가 저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온·오프라인 멤버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경쟁사 멤버십 대비 체감도가 낮은 혜택은 결국 시장 안착 실패로 이어졌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유니버스의 확장성 한계는 론칭 당시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온·오프라인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을 목표로 했지만 이마트, G마켓, SSG(쓱)닷컴,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등 6계의 계열사만 참여했다. ‘모든 일상을 신세계에서 누릴 수 있다는’ 목표 아래 설계됐음에도 스타필드, 이마트24,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신세계푸드 등 소비자가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주요 계열사들은 멤버십에서 제외됐다.
업계는 이를 두고 신세계유니버스를 기획한 강희석 이마트 전 대표, 이인영 쓱닷컴 전 대표, 전항일 G마켓 전 대표가 모두 이커머스 중심으로 멤버십을 설계했기 때문으로 본다.
론칭 당시부터 신세계유니버스는 G마켓과 쓱닷컴 중심으로 혜택이 두드러졌다. G마켓은 15% 할인 쿠폰을 월 4회 지급하고 5% 할인쿠폰을 무제한 지급했다. 쓱닷컴은 매월 7·5%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
반면 오프라인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혜택은 온라인보다 제한적이다. 이마트는 5% 할인 쿠폰을 제공했지만, 할인금액 등이 적었고 신세계백화점은 식음료 쿠폰 등 일회성 혜택 위주였고 고가의 패션·잡화 구매에 대한 실질적인 할인 혜택이 미흡했다.
경쟁 멤버십과 비교해 혜택을 차별화하지 못한 점도 시장 안착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쿠팡의 무제한 무료 배송과 로켓프레시, 네이버의 높은 적립률과 디지털 콘텐츠에 비해 신세계유니버스는 특정 고객층에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업계와의 외연확장이 필수였지만 신세계유니버스는 콘텐츠 확장에 애를 먹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멤버십 구조를 오픈 플랫폼 형태로 설계한 만큼 여행, 엔터테인먼트, 게임, 항공, 통신 등 외부 파트너사와의 연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예로 대한항공, KT와의 협력을 언급했지만 좌초됐고 토스와 연합한 정도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객들은 디지털 콘텐츠, 커피와 같이 실질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혜택을 원하는데, 신세계유니버스는 할인·적립에 국한돼있다”면서 “멤버십에 대한 혜택적 접근 방식이 잘못됐다”고 평가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멤버십 고객을 위해 기본 가입 혜택에 더해 각 사별로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외에도 멤버십 고객 혜택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