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랑스보다 지연 없고 협력 강해”
“중국·러시아보다 국가안보 위험 없어”
전문가 “원전 건설 조언하라면 한국 추천”

블룸버그가 전 세계에서 계획되거나 제안된 원전 사업 400개 이상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이중 최대 43%를 수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 동안 최대 원자력 기술 수출국 중 하나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원전이 강세인 이유 중 하나로 속도를 꼽았다. 대표 사례는 2009년 수주해 2023년 완공된 아랍에미리트(UAE)의 20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 바라카 프로젝트다. 블룸버그는 “업계 전문가들이 주목한 것은 한국이 최소한의 지연으로 해당 사업을 달성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엄청난 지연으로 악명 높은 이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라고 조명했다. 이어 “한때 산업 초석이던 미국과 프랑스는 비용 초과와 지연의 역사를 갖고 있고 이 분야 거물인 러시아와 중국은 국가안보 우려로 인해 서방 구매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별다른 사고 없이 50년 넘게 원전을 건설해온 ‘현역’이라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미국 원자력 개발은 1979년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중단됐고 프랑스의 경우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고 이후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었다. 이런 탓에 이들 국가는 수년간 활동 중단과 전문성 상실을 겪었지만, 한국은 지금까지 그러한 일들을 피했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크리스 가돔스키 블룸버그NEF 수석 원자력 애널리스트는 “만약 내가 어떤 국가에 대형 원자로 건설을 조언한다면 한국을 추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원전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면서 한국의 재정ㆍ외교적 보상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과제에 더해 최근에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따른 전력난이 새 과제로 부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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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같은 기업들이 더 많은 원전을 사용하기 위해 줄을 서면서 메시지는 명확해졌다. 더 많은 원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한국 동남부 해안과 동아시아 전역에서 번창하는 이 산업은 이제 세계 최대 원자력 개발국인 러시아나 중국 없이 저렴한 가격에 신뢰할 수 있는 저탄소 전력을 추가하려는 서방 국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