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시장가와 iNAV 시차로 괴리 발생
가격 왜곡 가능성…유동성·거래량 점검 필수

올해 들어 상장지수펀드(ETF) 괴리율 초과 공시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시 급등락이 잦았던 4월에 공시가 집중되며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괴리율이 반드시 이상 징후만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도, 유동성이 낮은 상품에 대해서는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ETF 괴리율 초과 발생 공시 건수는 총 1957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71건)과 비교해 많이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상반기 전체(1240건)를 훌쩍 뛰어넘는다.
괴리율은 ETF 시장가격과 ETF가 추종하는 자산의 정규시장 매매시간 종료 시 산출한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의 차이를 iNAV로 나눈 값이다. 괴리율이 양수일 경우 ETF 시장가격이 실시간 순자산가치보다 고평가됐음을, 음수일 경우는 저평가됐음을 의미한다. 현재 공시 기준은 국내 투자 ETF는 ±1%, 해외 투자 ETF는 ±2%를 초과할 경우다.
괴리율이 발생했다는 것은 투자자가 ETF를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괴리율이 높아지면 ETF의 본래 장점인 기초지수 추종성과 거래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으며, 특히 단기 매매를 시도하는 투자자에게는 얘기치 못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ETF 괴리율 초과 공시는 1월 159건, 2월 356건, 3월 208건에 그쳤지만, 4월에만 1060건이 쏟아졌다. 공시는 주로 해외 투자 ETF에서 집중됐으며, 4월 내내 증시가 급등락을 겪으며 가격 변동성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괴리율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실시간 시장 상황과 NAV 산출 시점 사이의 시차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을 추종하는 ETF는 국내 장 중에는 전일 종가 기준의 NAV가 유지되지만, 시장조성자(LP)는 실시간 미국 선물 가격을 반영해 호가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미국 선물 시장이 급변하면 LP가 제시하는 호가도 변하게 돼 실제 시장가격과 NAV 간에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즉, 괴리율 공시는 LP가 공정 가격을 추정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ETF 운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다만, 유동성이 부족한 ETF에서 호가층이 촘촘하지 않아 괴리율 공시가 발생한 경우는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운용사나 증권사가 호가가 잘 안 나오고 체결이 너무 없는 종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첫 번째이긴 하지만, 투자자도 상품의 규모나 거래량을 살펴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가 괴리율 공시를 참고해 원인을 파악하고, 필요 시 실시간 해외선물 가격을 직접 확인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장 시작 전 공시되는 '기타시장안내'를 통해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사전에 점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