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년 만에 11연승을 기록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특별 루틴'이 공개됐다.
한화는 1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9-1 대승을 거두며 11연승을 질주했다. 지난달 26일 kt 위즈전부터 시작된 상승세는 이제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구단 역사상 11연승은 1992년 5월 이후 약 33년 만이다. 연승에 힘입어 한화는 리그 순위 1위에 올라있다.
팀 분위기도 뜨겁다. 주장 채은성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요즘 '한화는 3점만 나도 이긴다'는 말이 나오더라"며 "나머지는 다 알아서 잘해주고 있으니 더 바랄 게 없다"고 팀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야구는 루틴과 징크스가 뿌리 깊은 스포츠다. 한화 역시 연승 동안 선수들이 이어온 루틴이 구단 유튜브 채널 '이글스 티비(Eagles TV)'를 통해 밝혀졌다.
먼저 투수 김승일의 경기 시작 전 화이팅 구호다. 앞서 8연승 기간에서는 정우주가 지켜오던 루틴이다. 경기 전 선수 한 명이 팀 전체 앞에서 화이팅 구호를 외치는데, 이 역할을 한 선수가 경기에서 승리하면 다음 경기에서도 이어서 구호를 외친다. 현재 이 역할을 맡은 선수는 투수 김승일. 특히 한화와 키움의 고척돔 경기를 제외하고 타 경기는 모두 우천취소가 됐던 9일 경기 화이팅 구호가 화제가 됐다. 김승일은 "오늘 우리의 단독 콘서트다. 1위 팀의 경기를 시원하게 보여줍시다"라고 외쳤다.
또 다른 루틴은 이른바 '커피 루틴'. 연승 중 누군가가 커피를 사면 그날 경기가 승리로 끝나는 '커피 징크스'다. 8연승 기간에 채은성이 커피를 사 이겼다는 '커피 파워'가 선수들에게 전파되면서, 2패 후 다시 시작된 현재 11연승에서는 류현진이 이어받았다. 류현진은 "이기는 순간 바로 매니저에게 커피 주문하라고 한다"며 루틴에 진심인 모습을 보였다.
한화 수장 김경문 감독도 빠질 수 없다. 이번 시즌 새롭게 출시된 네이비와 화이트 색상에 한화의 시그니처 컬러인 오렌지색으로 Eagles라고 적힌 후드티셔츠를 '세탁 없이' 11연승 기간 내내 입고 있다. 혹시나 세탁하면 '연승'의 기운이 사라질까 하는 걱정이 앞선 징크스다.
한편, 한화는 11일 2시 고척 스카이돔에서 키움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이자 12연승을 위한 도전에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