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 대비 적자 축소 전망
에셋 라이트 효과 톡톡
비핵심 사업 정리하고 유동성 마련

다음 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롯데케미칼이 업황 둔화에도 긍정적인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에셋 라이트(자산경량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1341억 원으로, 6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회사는 2022년 한 해 동안 758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이후 이듬해와 지난해에도 각각 3477억 원, 8941억 원의 적자를 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것이다. 특히 범용 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의 실적 하락 폭이 컸다.
하지만 분기별로 보면 점진적인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에도 손실이 예상되지만, 지난해부터 추진한 에셋 라이트 전략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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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 라이트 전략은 전체 매출에서 60~70%를 차지하는 기초화학 사업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고, 비핵심 사업을 청산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상반기 리스트업을 완료하고,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을 청산한 데 이어 올 초 파키스탄의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자회사와 일본 레조낙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자회사 ‘LCI’의 지분 49% 중 25%에 대한 주가수익스왑(PRS)을 통해 6500억 원을, 작년 10월에는 미국 에틸렌글리콜(EG) 생산법인 지분 40%를 활용해 6600억 원의 현금을 조달하며 재무구조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에선 일부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병행 중이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라인 프로젝트 역시 조만간 마무리되며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라인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에 에틸렌 연간 100만 t(톤), 프로필렌(PL) 52만t, 폴리프로필렌(PP) 25만t 생산이 가능한 초대형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투자 규모만 약 5조 원에 달하며, 9~10월 준공 예정이다.
다만 업황 전반의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석유화학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는 t당 200달러 선에서 횡보하며 3년째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다. 올해도 중국을 중심으로 약 900만t 수준의 에틸렌 증설이 예정돼 있어 공급 과잉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측면에선 중국의 경기 부양책, 유가 하락 등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단기간에 시황 회복세가 나타나긴 어렵고, 각 기업의 구조조정 속도와 수익성 개선 전략이 실적 개선의 핵심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