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1분기 실적 충격’ 팔란티어 주가 12%↓

메리츠증권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주식 주문 처리 지연에 따른 투자자 피해 규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한 '팔란티어'가 급락한 날 거래가 지연되면서 피해액 규모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 30분께 메리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미국 주식 매수·매도가 제대로 체결되지 않는 장애가 발생했다. 매매 체결 오류는 1시간 이상 지속되다가 밤 11시 32분께 거래가 정상화됐다.
메리츠증권은 일시적 시스템 오류로 주문 접수와 체결 반영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전산 개선과 오류 조치는 완료된 상태다. 이번 전산 장애에 따른 보상 신청은 홈페이지와 MTS 게시판을 통해 오는 8일까지 받을 예정이다.
보상 금액은 주문 기록을 남긴 시점의 주문 가격과 장애 복구 시점의 가격에 대한 차액으로 책정됐다. △주문 기록이 있는 경우 △해당 주문이 체결 가능했던 가격인 경우 △장애 시간 동안 손실이 발생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전부 충족하는 주문에 대해서만 보상액이 산정된다. 메리츠증권은 신청 내용을 검토해 보상 여부와 금액을 고객들에게 개별 통지할 계획이다.
이번 전산 장애로 메리츠증권 HTS와 MTS를 이용하는 일부 투자자는 주문 처리가 지연되거나 취소·정정이 되지 않는 등 불편을 겪었다. 특히 오류가 난 시점이 미국 증시가 개장한 직후였던 데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사랑받는 종목인 팔란티어의 주가가 급락하던 때였던 만큼 변동성 대응에 어려움이 가중했을 것으로 보인다.
6일 뉴욕 증시에서 팔란티어는 전 거래일보다 8.94% 하락한 112.71달러로 출발해 12.05% 추락한 108.56달러로 장을 마쳤다. 팔란티어 주가는 2일 124.28달러까지 오르며 올해 2월에 기록한 52주 신고가(125.41달러)에 근접한 바 있다.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며 주가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팔란티어 주가가 충격을 받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팔란티어에 쏟아부은 자금은 여전히 막대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일 기준 팔란티어 주식 보관금액은 44억3590만 달러로 테슬라(192억5010만 달러)와 엔비디아(105억7789만 달러)에 이어 전 세계 증시 중 세 번째로 많다.
최근 메리츠증권의 미국 주식 전산 장애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그간 미국 주식 주문 오류, 미국 주식 합병비율 산정 오류 등이 각각 발생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국내·미국 주식 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 ‘완전 무료’라는 파격 정책을 통해 공격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