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 ‘혁신기술’ 중심으로 재편될 증시

입력 2025-05-0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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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

세계 최대 헤지펀드 회사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2021년 출간된 그의 책, ‘변화하는 세계질서’에서 미국과 중국, 그리고 유로존의 경쟁 우위를 상세하게 비교한 바 있다. 몇 년 전 통계지만 그 내용 중 ‘제국지수’(패권 지배 정도·0~1)를 보면, 미국이 0.87로 단연 1위고 중국(0.75), 유럽(0.55)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항목 가운데 중국은 군사비와 기축통화 지위 등 5개 항목에서는 아직 미국에 뒤지고 있지만 실질구매력 국내총생산(GDP), 인구 수, 수출액, 대학 졸업자 수, 특허권 등 5개 항목에서는 미국을 이미 앞서 있다. 사실 중국은 현재 무역과 경제규모, 혁신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거의 대등하게 겨루고 있으며 군사와 교육 강국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도약은 결국 트럼프 2기를 맞이해서 관세전쟁으로 재점화되었는데 앞으로 자산시장에 상수(常數)가 될 이 미중 간 마찰에서 우리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시사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관세전쟁은 세계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제조업 부흥이라는 정책 목표를 품고 있기에 앞으로 세계교역을 계속 옥죌 것이다. 이는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는 큰 부담이다. 더욱이 미국 우선주의는 상대국에게 설비투자와 일자리 유출이라는 심각한 타격을 준다. 이런 분업구조의 큰 변화는 한국 경제를 더욱 저성장으로 몰고 갈 위험이 있다. 결국 관세전쟁의 핵심 키워드는 ‘기술력’일 것이다. 관세전쟁은 앞으로 기술전쟁으로 발전할 것이며 혁신기술을 장착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기업환경을 뜻한다. 따라서 증시 또한 핵심 기술력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다.

둘째, 세계 분업질서의 재편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미국은 제조업 부문에서 여러 공급망의 공백을 보일 텐데 이는 각종 소재 부품 장비 등의 새로운 수출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다. 한편 앞으로 내수가 더욱 커질 중국은 소비재와 서비스, 콘텐츠 부문에서 더 많은 대외의존도를 보일 것이다. 우리의 국가별 수출 구도의 변화를 잘 읽을 필요가 있다. 즉 우리나라 전체 수출경기는 약해지더라도 각국의 수입 수요에 잘 부응하는 수출기업은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

셋째 미국의 제조업이 커지고 설비투자가 늘면 임금과 중간재 가격이 오르고 결국 물가와 금리가 오를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원래 무역적자를 줄이려면 과소비와 재정적자부터 줄여야 하나 과소비와 재정적자는 지속되고 여기에 그간 미국국채를 열심히 사주던 중국 등 해외 큰손들의 무역수지 흑자는 쪼그라드니 미 국채시장은 예전보다 자주 더 많이 흔들릴 것이다. 결국 세계 전체의 과잉저축이 줄어 달러와 달러표시 자산(미국국채)의 안정성이 훼손되는 그림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를 위험이 전혀 없는 안전자산으로 보기보다 점차 위험 가중치가 붙어 있는 자산으로 바라볼 것이다. 지난 4월 초 관세전쟁 이후 달러와 미국국채 가격이 떨어진(금리상승) 것은 예고편인지도 모른다. 안전자산의 대장인 금 가격은 단기 기술적 조정은 있겠지만 긴 관점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금만이 위험 프리미엄이 없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상의 여러 패러다임 변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투자자들에게 달갑지 않은 불확실성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모든 전쟁은 처음에 계획하고 설계한 바대로 전개되지 않았다. 어쩌면 미국 국민이 치러야 할 관세전쟁의 비용은 지금 트럼프 정부가 계산한 것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하기야 이보다 당장은 올해 세계경제의 동반 위축이 더 걱정이다. 여기엔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은 본격 약세장이라고 단언하기 어렵지만 투자자들은 당분간 변동성만 있고 방향성은 없는 이 험난한 증시에서 계속 시세와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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