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방산 지분↑…IT 규제 완화 기대 반영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로 일관한 외국인 투자자의 복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은 방산, 엔터 등 ‘관세 무풍지대’로 평가받는 업종을 중심으로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5조6595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코스피 시가총액 보유 비율은 32.26%에서 31.61%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은 이달 21일부터는 3183억 원어치 순매수로 전환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완화할 조짐이 나타나며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점차 살아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은 미국산 반도체에 이어 에탄(에테인)에 대한 125% 추가 관세도 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 모은 종목은 미국 정부 관세 부과 타격을 비교적 덜 받는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미디어·엔터 업종에서는 올해 들어 SAMG엔터 외국인 지분율이 4.23%에서 14.24%로 급등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9.15%→14.96%), 에스엠(13.62%→14.70%) 등에 대한 투자에도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43.59%→46.89%), LIG넥스원(25.37%→29.67%) 등 방산주도 지분을 늘렸다. 정보기술(IT) 업종에서도 카카오(27.12%→29.10%), 네이버(47.06%→48.58%) 등의 외국인 지분율이 늘었다.
미디어·엔터주는 콘텐츠·음원·공연 등에서 발생하는 매출 대부분이 관세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글로벌 안보 위협으로 번지며 국내 방산업체의 무기 관련 실적 향상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IT 종목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 플랫폼 규제를 문제 삼으며 규제 완화 가능성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대형주에서는 삼성전자(50.46%→49.95%), SK하이닉스(54.71%→53.29%), KB금융(76.83%→74.94%) 등 지분율 반등 기미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다만 ‘관세 공포’가 정점을 통과하고 있는 만큼 낙폭이 큰 대형주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는 변수지만 관세 협상과 감세 기대감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