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하면 버핏 움직일 수도” 기대 커져
500명 부자 재산 총 5000억 달러 증발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세계 4위 부호인 버핏 회장의 순자산은 올 들어 이날까지 115억 달러(약 17조 원) 늘어난 1535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심지어 버핏 회장의 순자산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2일 이후 145억 달러가 감소했음에도 나타난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충격파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공포에 빠진 가운데 나 홀로 방어에 성공한 사례라 더욱 주목된다. 글로벌 상위 억만장자 10명 가운데 올해 순자산을 늘린 인사는 버핏 회장이 유일하다. 범위를 20위권으로 넓혀도 순자산이 18억 달러 늘어나 19위에 오른 로레알 상속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마이어스와 버핏 회장 등 단 두 명뿐이다.
세계 500대 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무려 50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다.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들어 1347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의 재산은 이날 2978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30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작년 11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가 있었던 2일 이후 이날까지 버크셔 주가 하락률은 8.8%로 같은 기간 뉴욕증시 S&P500지수 하락률(10.7%)을 밑돌았다. 버크셔가 잘 버티고 있는 것은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손해보험이 세계 무역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또 버핏 회장이 폭락 장세를 활용해 주식을 대거 매입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도 한몫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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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분석업체 CFRA의 캐시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보험사는 가격 결정권이 있어서 관세 때문에 자동차 수리비나 주택 건설 비용이 오르면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최근 몇 분기 동안 대규모 거래를 피하고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보유 지분을 줄였다. 두 종목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이후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허드슨밸류파트너스의 크리스토퍼 데이비스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가가 폭락했을 때 자산의 3분의 1을 미국 단기 채권과 같은 안정적 자산에 묻어둔다는 것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며 “주가가 급락하면 버핏이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