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도 선택한 모듈러 주택…미래 주거 주인공으로[공장에서 집 짓는 시대 왔다①]

입력 2024-11-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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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집을 거의 다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주택'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탄소 배출과 폐기물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장 안전·품질 관리에도 이점이 있어 정부 차원에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도 관련 시장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은 본격적인 확장기에 들어서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의 자료를 보면 2019~2020년 270억~370억 원 정도였던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2022년 1757억 원으로 커졌고 2030년에는 2조 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의 스마트건설 활성화 정책 강화와 대형 건설사의 참여가 시장 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 11월 정부와 공공기관, 모듈러 주택 관련 민간단체로 구성된 정책협의체를 출범시켰고 모듈러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제도개선을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공공 발주 확대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모듈러 주택은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 새로운 주거 스타일로 각광받고 있으며,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대저택을 팔고 스페이스X 발사대 인근 모듈러 주택으로 이사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우호적인 환경 변화에 맞춰 건설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유럽 모듈러 전문업체를 인수하거나 모듈러 주택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기술 연구·개발에 총력을 다하는 상황이다.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도 계속 쌓아가고 있다.

모듈러 주택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장 중심의 시공과 비교해 경제·환경 면에서 여러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주택을 구성하는 기본 골조를 비롯해 전기배선, 배관 등의 전반적인 구조의 70~80% 이상을 표준화·규격화된 모듈로 공장에서 만들고 현장에서는 조립·설치하는 방식이라 균일한 품질 유지가 가능하고 시공 기간을 30~50% 정도 단축할 수 있다. 공사 기간이 짧다 보니 빠른 주택 공급이 가능하고 현장 투입 인력이 적어 안전관리도 수월하다.

한국기술건설연구원은 공급의 신속성을 근거로 재건축·재개발 등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대규모 공급 정책의 빈틈을 모듈러 주택이 채울 수 있다는 관측을 한 바 있다. 모듈러 주택은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주 대책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모듈러 주택은 불필요한 폐기물을 줄일 수 있고 재사용·재활용률이 높아 탄소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소음·분진 피해도 작다.

▲자이가이스트가 충남 당진 공장부지 내에 설치한 목조모듈러주택 샘플하우스 전경  (사진제공=GS건설)
▲자이가이스트가 충남 당진 공장부지 내에 설치한 목조모듈러주택 샘플하우스 전경 (사진제공=GS건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궁극적으로는 대단지 아파트를 만들고 대형·고층 건물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제도적 뒷받침과 소비자의 인식 개선이 이뤄진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 저감 등 사회적 변화에 대응은 물론이고 중대 재해 위험 축소, 비용 절감 등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모듈러 공법 확대가 필요해 관련 움직임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모듈러 시장 확대를 위해선 정책적 지원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과거에도 일시적인 시장 규모 확대와 제도개선 등 정책 지원에 관한 논의가 있었지만 지속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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