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한달 새 4.5% 하락?…"공인중개사협회, 신뢰도 낮은 통계로 불안 키워"

입력 2024-10-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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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4.5% 하락했다는 집계를 내놓은 한국공인중개사 협회의 시세 통계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통계와 큰 차이를 보이면서 시장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중개사협회 통계의 안정성이 낮다는 점에서 시장 가격을 왜곡할 수 있고 유의미한 자료로 기능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1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정책연구원(공중협)이 지난달 발표한 '8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9%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4.5%, 수도권은 4.4% 떨어졌다. 반면 지방은 -0.7%에 그쳐 서울과 수도권의 하락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서울 자치구 별로 범위를 좁히면 등락 폭은 더욱 크다. 8월 공중협이 발표한 용산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월 대비 20.9% 상승했다. 반면 강서구는 -21.9% 하락했고, 종로구 -18.0%, 서초구도 -11.5% 하락했다.

이는 같은 달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통계와 간극이 크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월 대비 1.27% 올라 2018년 9월 이후 7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역시 아파트값 상승률이 0.75%로 집계되며 공중협 통계와 차이를 보였다.

민간통계인 KB부동산 시세를 봐도 마찬가지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달 보다 0.809% 상승했다.

공중협은 부동산 실거래 가격을 계약 체결 즉시 반영하는 '부동산 통합지수시스템(KARIS)'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세 통계를 작성한다. 협회 소속 개업 공인중개사의 70~80%가 이용하는 공식 거래정보망 '한방'에 작성된 거래 계약서가 서버에 저장되면, 이를 자동으로 취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실거래가 통계 방식이 표본 조사가 어렵단 점에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부동산원은 월 조사대상(표본) 실거래 사례 및 가격 형성 요인이 유사한 인근 지역의 실거래 사례를 기반으로 매물정보, 시세정보, 부동산중개업소 의견 등을 종합해 표본가격을 지수 방식으로 산정한다. 반면 공중협은 개별 거래로 시세를 내기 때문에 변수(주택의 특성 차이에 따른 가격 차이)의 통제가 어렵다는 점에서 모형의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심형석 우대빵 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는 "공중협이 발표한 서울 집값이 한달 새 4.5%나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은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50%가 넘는 하락으로 현실성이 없다"며 "7월은 대장이나 신축 위주로, 8월은 강남보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위주로 거래가 많았는데, 이런 변수들을 통제하지 않고 발표했다면 그 통계의 신뢰성은 보장 받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중개 현장에서도 공중협 통계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7~8월엔 거래 자체가 적고, 관망세가 뚜렷해 호가와 시세 모두 움직임이 없었다"며 "경매가 임박한 급매물이나 비한강뷰 매물 한 두건이 시세 대비 10~25% 낮은 값에 거래됐지만, 시세가 10% 이상 하락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중협 관계자는 "협회의 통계는 시세를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측면이 강하고, 시장의 움직임을 빠르게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부동산원은 국토부 실거래가 내역을 기반으로 지수화 시키는 과정에서 최고·최저가 등 일부 가격을 걷어내고 통계를 내다보니 시간 차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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