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서린상사 경영권 확보…사내이사 4인 신규 선임

▲서린상사 CI. (사진제공=서린상사)

고려아연이 그룹 계열사인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서린상사는 20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 최민석 스틸싸이클 사장, 김영규 고려아연 상무이사, 이수환 고려아연 본부장 등 4인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임기 만료된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임시주총에 이어 개최된 이사회에선 현재 서린상사 대표를 맡고 있는 이승호 고려아연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선임됐다. 백순흠 부사장도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김재선 전 서린상사 대표는 부문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로써 고려아연은 서린상사의 사내이사 80%를 자사 측 인물로 채우며 경영권 확보에 성공했다.

기존엔 영풍 측 3명, 고려아연 측 4명의 사내이사로 구성됐었다. 하지만 전날 장세환 서린상사 공동 대표이사가 사임했고 류해평 공동 대표이사는 5월 일찍이 사임함에 따라 고려아연 측 이사 8명, 영풍 측 1명의 구도로 재편됐다.

애초 서린상사는 영풍 측 장세환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장 대표이사가 임시주총 개최 직전 사의를 표명하며 향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서린상사는 1984년 최창철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비철금속 수출 전문 상사로 설립했다. 이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와 호주 자회사 썬메탈,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생산하는 비철금속 수출·판매 및 물류 업무를 맡아왔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 최씨 집안과 영풍 장씨 집안 동업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양사가 갈등을 빚고 법적 다툼으로까지 이어지며 상황이 급변했다.

영풍은 2월 이사회를 시작으로 3월 열린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고려아연의 배당안과 정관변경안을 반대하며 표 대결을 벌였다. 또한, HMG글로벌과의 사업협력을 문제로 삼으며 동업자 집안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고려아연도 영풍과의 원료 공동구매 계약을 종료하는 한편, 황산취급대행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는 등 양사 간 동업관계가 위태로워지며 서린상사를 둘러싼 갈등으로 번졌다.

고려아연은 3월 임시 이사회를 통해 서린상사에 신규 이사 4명을 선임해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영풍 측 이사가 모두 불참하며 불발됐다. 이에 고려아연은 법원에 서린상사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이날 임시주총이 소집됐다.

일각에서는 영풍 측이 서린상사를 떠나 별도의 상사를 새롭게 설립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다만 영풍 측은 아직 그런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재무와 조직, 해외 영업 등 서린상사 각 부문을 끌어올릴 전문인력들을 배치했다”며 “고려아연의 혁신 DNA를 되살려 서린상사의 실적을 조속히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