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표심 잡는 코인…공약으로만 남지말아야

입력 2024-05-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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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하면서 불과 몇 주 전까지의 시장 전망을 뒤짚었다. 미 SEC는 그동안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을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그 중 가장 설득력을 가지는 근거는 올해 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다. 그간 반(反)가상자산적 행보를 보였던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가상자산 투자자 표심을 잡기 위해 SEC에 부랴부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압박을 줬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향후 최종 거래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아직 남은 절차가 있어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공약은 표심을 잡기 위한 단골손님으로 자리 잡았다.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첫 등장한 가상자산 공약은 당시 유행했던 이슈들을 총망라했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 코인발행 단계적 허용, 가상자산기본법(가상자산법) 제정 등이다. 이중 실제로 이뤄진 건 가상자산법이 유일하다. 이마저 아직 업권법이 마련되지 않아 반쪽짜리 공약 실천에 불과하다. 올해 총선에도 가상자산 공약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당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로 인해 비트코인이 크게 오르면서 투자자들 표심을 잡기 위해 여야는 다시 한번 가상자산 공약을 꺼내들었다.

선거가 끝나자 소리소문없이 가상자산 관련 공약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었다.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 법인 투자 허용 등 업계 및 투자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공약들은 물론 공시제도, 블루리스트 등에 대한 내용도 보이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이미 가상자산 공약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법 개정은 물론 금융위 유권해석도 뒤집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며 “사실상 글로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에 대한 공시를 거래소가 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적어도 미국의 경우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도들을 실제로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물론 업계 대다수가 어렵다고 했던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도 이뤄냈다. 선거 때에만 맞춰 나오는 국내 정치권의 가상자산 관련 입버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와는 다른 모습이다.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 최종 거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제도 실현을 위한 미국의 모습은 본받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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