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자본시장 활성화’에 여야 손잡길

입력 2024-04-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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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장 겸 자본시장부장

수출경쟁력 지속적 하락 우려수준
총선참패로 정부 동력마저 약화돼
증시활성화로 경제 돌파구 찾아야

아세안(ASEAN)+3(한·중·일)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올해 한국의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높은 2.5% 상승률을 예상했다.

한국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쳤다지만, 불안 그 자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6대 국가첨단전략산업(6대 첨단산업) 수출 시장 점유율은 2018년 8.4%에서 2022년 6.5%로 하락했다. 특히 우리나라 핵심 수출품인 반도체(13.0%→9.4%), 이차전지(12.7%→7.6%) 수출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4년 새 한국 반도체 수출은 1293억 달러에서 1285억 달러로 감소했는데 대만은 1110억 달러에서 2107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미·중 틈바구니에서, 또 일본·대만과의 시장 경쟁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해답을 찾아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차전지 수출도 한국이 72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증가하는 동안 중국은 148억 달러에서 572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나라 밖 소식도 우울하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예상을 웃돌았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2월(3.2%)보다 상승률이 더 높다.

여기에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한층 더 커졌다. 덕분에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며 금융시장에는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세계 채권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뛰고 있고,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쓰나미 같은 압승에 놀란 승자를 축하하고 해체 위기에 몰린 패자를 마냥 위로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진영 대결은 더 심화되고 지역주의가 부활한 총선 결과를 보며 희망과 기대보다 우려와 과제가 앞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총선 결과를 볼 때 국민이 바라는 것은 경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남은 3년간 경제 회복에 ‘다걸기’를 하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총선 완패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장악력이 급격히 약화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기다릴 수만도 없다.

해외에서 돈을 벌어오라며, 기업들을 등 떠미는 것은 한계다. 자본시장에서 답을 찾아보는 것이 하나의 해법이 되지 않을까. 실제 주식시장 활황은 소비 진작 효과가 분명하다. 외환위기 직후 증시의 강한 반등이 나왔을 때인 2000년대 초반 증시의 소비 활성화 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 한국사회는 인구구조 고령화·디지털화·기후변화 등 도전도 맞이했다. 이 때문에 자본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자본시장의 구원투수 역할을 얘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산업 구조조정에서의 역할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고금리와 각국의 패권경쟁으로 많은 기업이 생존 위기에 내몰려 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부도 날 확률이 10% 이상인 부실기업의 부채는 최근 4년 새 2.3배로 불었다. 4대 은행에서 기업들이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깡통대출’은 지난해만 29% 급증했다.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자본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 그러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길은 험난해 보인다. 정부가 5월까지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세제 혜택 등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여야 합의가 필수적인 만큼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벤치마킹 대상인 일본은 2014년부터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책을 통해 이사회 중심의 경영, 지배구조의 투명성,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등 지난 10년간 꾸준히 실질적 밸류업 프로그램을 작동해 왔다.

우리 앞에는 어려운 대내외 환경으로 망가진 삶을 치유하고 후폭풍을 극복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정치권이 손잡아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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