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일짱']팬택계열 조한연 상품기획과 과장

입력 2009-06-08 15:23 수정 2009-06-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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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본업 시작하는 ‘슈퍼맨’...상품기획 10년차 '소통의 달인'

팬택계열의 업무시간은 여느 회사와 같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이다. 하지만 조한연(35) 과장은 일과시간이 끝나는 시간인 6시부터 본업(?)을 시작한다. 각종 보고서 작성을 위한 페이퍼 작업이 통상 오후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떤 모델을 기획하는 업무와 더불어 유관 부서는 물론이고, 협력하는 사업자(이동통신사)들과의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보고할 것도 많죠.”

일반적인 업무시간에는 대내외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이를 문서로 정리하는 업무가 바로 남들이 퇴근하는 무렵부터 시작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조 과장의 근무시간은 하루 12시간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집이 마포여서 회사(상암동)까지의 출퇴근 시간이 각각 30분 정도라는 것.

조 과장은 휴대폰 브랜드 스카이를 만드는 팬택계열의 상품기획실 내수기획팀에서 일한다. 3년 전까지는 해외상품을 기획했다. 2000년도에 현대전자 상품기획실로 입사해 햇수로 10년째 뿌리를 내리고 있다.

“기획자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가 (이동통신) 사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휴대폰이 유통망이나 소비자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지고 판매되는 것이지만, 개별 제품의 활성화 여부는 사업자들의 의지나 정책과 맞물려서 극대화되기 때문이죠.”

이동통신사업자의 의지에 따라서 신규 휴대폰 모델이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는 것이니 이들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대외적인 협력이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제조사의 기본인데, 이를 위해서 각 부서간의 유기적인 소통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상품을 기획·제안하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 내고, 유통시켜 히트 상품의 반열에까지 오르게 하는 것, 이 모두가 대외적으로는 이동통신사, 대내적으로는 연구소와 영업팀 등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전제돼야 가능하다는 것.

10년 동안 상품기획 일을 하다 보니 조 과장이 이제 소통의 달인이 된 것도 무리가 아니다. 조 과장은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남의 말을 잘 들어 주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많이 들어 주기위해 노력을 합니다. 내가 반박을 하면 상대도 그렇게 하게 되거든요. 우선 잘 듣고, 함께 일을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조 과장은 지난 4월에는 스카이 탄생 10주년을 기념하는 스카이 ‘오마주’폰을 세상에 내놓았다. 오마주폰은 약속장소에서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 그 곳의 위치정보가 상대방의 휴대폰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통해 나타나는 지오태깅 기능을 탑재하는 등 앞선 기술이 집약된 휴대폰이다.

조 과장은 “스카이 브랜드의 강점이라고 하면 디자인이 삼성, LG에 비해 파격적이고 차별화된다는 인식에 있어요. 오마주도 여기서 시작을 했습니다”

소위 팬택의 디자인 이노베이션의 전형이 드러났다는 것인데, 디자인 이노베이션의 성격이 강해서 팬택이 새로 내놓는 휴대폰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인 경우가 종종 있다.

조 과장은 통화 등 보편화된 기능을 선호하는 사람들보다는 스카이 마니아들에게 “역시 스카이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 보람이다.

하지만 팬택이 오로지 마니아층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기획하는 것은 아니다. “기획은 개발 전에 모델 콘셉트를 잡으면서 소구점과 타깃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과연 개발이 1년 후에 이 제품이 소비자에게 먹힐 것이냐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죠. 그 단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집중적인 고민의 결과 조 과장은 팬택의 방향성을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휴대폰 전문회사, 다른 하나는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유관사업의 확장을 꾀하자는 것이다.

“제 생각에는 휴대폰 전문 메이커로서 노키아처럼 발전시킬 필요가 있고, 지금 담당하는 국내 시장에서 통화라는 기본적인 속성을 가진 제품군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후배들이 본받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팬택의 ‘일짱’ 조한연 과장. 이곳에서 임원까지 도전하겠다는 그의 포부는 단순히 회사에서 성공한 샐러리맨이 되겠다는 의지보다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에 대한 책임감으로 읽힌다.

마케팅, 영업, 기술사항까지 제품 탄생을 위한 전 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컨트롤해야 하는, 이른바 ‘슈퍼맨’이 돼야 하는 기획부서 10년차. 조 과장 앞을 가로막는 클립토나이트는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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