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민] 생활 속에서 느끼는 ‘환율전쟁’

입력 2023-10-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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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긴 여름휴가철을 마친 유럽은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왔다. 각급 학교도 일제히 개학을 해 등·하교시간이면 학교 주변은 자녀들을 태운 차량으로 교통체증을 겪는다.

아이들을 학교로 다시 보내고 나면 부모 입장에서 큰 짐 하나를 덜어낸 듯 홀가분하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각종 청구서들이다. 낯선 환경을 좀 더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사립학교에 보내고 있는데 수업료에 점심값, 교과서 구입비, 유니폼, 학용품까지 ‘돈’ 아닌 게 없다. 참고로 포르투갈 국공립학교는 무상교육이고 정부에서 교과서 구입용 바우처가 나온다.

나 같은 이민자들은 현지 생활비와 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본국에 있는 은행계좌에서 필요한 만큼 자금을 인출해 쓰고 있는데, 요즘은 해외송금을 할 때마다 한숨이 함께 따라 나온다. 유로당 1400원대를 찍고 있는 환율 때문인데, 내가 포르투갈에 올 때만 해도 환율은 1유로에 1300원대 초중반이었지만 2년 새 유로화 가치가 100원 가까이 뛴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원화 가치가 그만큼 내려앉은 상황이다.

1000유로를 환전할 경우 2년 전보다 10만 원이 더 들고 1만 유로를 환전할 땐 100만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니 환전 액이 커질수록 심장박동 소리도 함께 커지는 건 당연지사다. 그래서 요즘은 환전 타이밍을 잡기 위해 ‘눈 뜨면 환율체크’가 일상화됐다.

이런 고충은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유럽이나 미국 대학으로 자녀를 유학 보낸 부모들이라면 등록금에 생활비까지 들어가는 돈이 만만찮아 어려움이 클 테고,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 또한 예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물건을 사야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 이후 세계 각국의 긴축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정세 불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안전자산에 돈이 몰리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2대 기축통화인 유로화도 ‘킹달러’ 앞에서는 몸을 낮춘 듯 지난 7월 유로당 1.124달러였던 환율이 지금은 1.05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유럽중앙은행이 앞으로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유로화가 더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흔히 환율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그 나라의 무역수지, 물가, 화폐정책, 경제성장률, 정치적 안정 등을 꼽고 있는데 한국에서 들리는 뉴스를 보면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총성 없는 환율전쟁의 한 귀퉁이에 서있는 나로선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서길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힘내라 대한민국 경제!!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cheh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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