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실탄부터” 늘리는 중소형사·줄이는 대형사…하반기도 아슬아슬

입력 2023-08-27 08:00 수정 2023-08-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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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상반기 현금보유 반기 전보다 6.24% 줄어
대형사 8곳 현금 자산 축소…키움·대신증권, 현금 비중↑
감소폭 1위 삼성증권·2위 KB증권, 미래·한국·하나 이어
KB증권, 비상장사 11개 평가손익 62억 원 장부가액 확대
지난 6월 키움증권 단기차입금 한도 증액…700억→3000억

증권사 대다수가 올해 상반기에 현금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실탄 확보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중소형사에서는 단기 차입금,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여전히 현금 확보에 힘을 쓰고 있다.

27일 본지가 자기자본 10대 증권사(미래·한국·NH·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키움·대신)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증권사들의 연결기준 현금보유액은 총 39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41조7000억 원) 대비 6.24%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8곳은 작년 말보다 현금성 자산을 축소한 반면, 상대적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은 현금 비중을 확대했다.

현금 보유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2조8000억 원에서 상반기 2조2000억 원으로 약 6300억 원 줄었다.

다음으로 KB증권의 현금 축소 폭이 높았다. 지난해 말 KB증권은 4조5000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올해 상반기 3조9000억 원대를 기록했다.

KB증권은 상반기 타법인 상장사 9개, 비상장사 331개에 출자해 장부가액을 대폭 키웠다. 이중 경영참여 목적으로 출자한 비상장사 11개 지분에서 약 8억 원을 처분하고 평가손익 62억 원을 냈다.

기초 장부가액 약 2조 원에서 577억 원을 취득, 702억 원의 평가손익을 반영해 기말 장부가액은 2조1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어서 미래에셋증권(2조8000억 원→2조3000억 원), 한국투자증권(9조2000억 원→8조6000억 원), 하나증권(4조3000억 원→4조 원) 등의 현금성 자산이 감소했다.

반면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은 현금 보유액을 각각 4100억 원, 560억 원가량 늘렸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 발 차액결제거래(CFD) 하한가 사태를 겪은 만큼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실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지난 6월에도 이사회를 열고 안정적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단기차입금 한도 증액을 결정했다. 조달처는 우리은행으로 대출한도를 기존 7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2300억 원 확대했다.

키움증권은 “실제 차입액은 아닌 차입한도 설정액”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에도 키움증권은 단기 차입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어음(CP) 발행 한도를 1000억 원 확대해 3조 원으로 늘린 바 있다.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 증권사도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18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가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려면 자기자본이 별도기준 3조 원을 넘어야 한다.

대신증권의 상반기 기준 별도 자기자본은 2조1007억 원 수준으로 사옥 매각을 통해 약 7000억 원 수준의 금액을 확보하면 자기자본 3조 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신증권은 이지스자산운용을 사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올해 안으로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공모채 발행에도 나서고 있다. 신용등급 AA-인 대신증권은 수요예측을 진행해 2년물과 3년물을 500억 원씩 조달할 예정이다. 최대 2000억 원까지 증액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 중소형 증권사를 향한 투자심리가 안정세를 찾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달 다올투자증권도 회사채 시장을 찾았지만, 800억 원 모집에 500억 원어치 주문만 받아 미매각이 발생했다.

하반기에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침체가 이어져 고위험 부동산 금융의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의 신용도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나온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자본적정성 여력이 크지 않거나, 중·후순위성 브릿지론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부담이 큰 중소형사의 대응력에 주목하고 있다”며 “관련 자산의 손실과 익스포저 영향 등을 지속해서 점검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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