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부산엑스포 유치 노력 반이라도 K스타월드에 쏟아야할 때

입력 2023-08-14 06:00 수정 2023-08-1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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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진 중소중견부 부장

K엔터 산업 선도할 인프라 추진
사업비도 해외투자 유치로 충당
정부·여야 합심해 적극 지원해야

“해외투자 유치를 해냈습니다.” 우리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각종 규제를 풀고 세제 지원 등을 통해 해외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해외투자 유치로 세계적인 도시 두바이를 만들자, 사우디아라비아도 해외투자를 통한 네옴시티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싱가포르는 미국 샌즈그룹의 투자유치를 통해 마리나베이로 연 1900만 명의 관광객이 오가는 나라로 변모했다. 일본은 도쿄 도심에 디즈니월드, 오사카의 유니버설스튜디오 유치 이후 외국인 관광객 35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우리나라는 사뭇 다르다. 싱가포르를 ‘천지개벽’시킨 샌즈그룹은 서울시에 내국인 카지노를 허가해 주면 싱가포르보다 몇 배를 더 투자하겠다고 제의했지만 물 건너간 지 오래다. 강원도에 내국인 카지노가 있지만 서울이나 수도권에는 내국인 카지노는 안 된다는 이유다. 덕분에 인터넷 카지노를 운영하는 조직폭력배들은 수백억 원, 수천억 원을 벌어들이며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일본을 관광대국으로 만든 1등 공신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스튜디오 역시 우리나라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온갖 규제와 국내 다른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경쟁 리조트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모두 투자를 철회했다. 제조산업 해외투자 유치는 노사관계라는 큰 장애물까지 있어 꿈도 꾸기 어렵다.

부산 엑스포는 등록박람회로 개최국은 부지만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국 경비로 국가관을 건설하는 행사로 4조9000억 원 투자와 43조 원 생산 유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대통령까지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부산엑스포 이상의 효과를 장기적으로 누릴 수 있는 해외투자 유치가 있다. 바로 32만 명의 중소 도시인 하남시가 진행하고 있는 K스타월드다. 하남시는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공연장과 영화 스튜디오, 영상문화복합단지 등을 조성하는 K스타월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3조 원대 사업비는 예산이 아닌 투자 유치 등으로 충당한다.

K엔터산업에 꽂힌, 미국 뉴욕의 매디슨스퀘어가든을 운영하는 MSG엔터테인먼트는 하남시의 K스타월드 프로젝트를 보고 먼저 투자를 제의하고 나섰다. 뉴욕과 라스베이가스에 공연장을 운영 중인 MSG는 런던과 사우디아라비아에도 공연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로 투자처를 선택했다.

방탄소년단(BTS), 뉴진스, 아이브 등을 비롯해 K드라마가 이끄는 K엔터는 국내 반도체 매출 보다 커졌고, 수천억 원 국민 세금을 쓴 잼버리 국제 행사 파행을 그나마 막은 소방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음향시설을 제대로 갖춘 대규모 공연장이 국내에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엑스포 등록박람회를 치렀던 밀라노와 상하이 엑스포 행사장 지역에 관광코스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뉴욕과 라스베이가스의 공연장에는 현재도 공연과 행사, 이벤트 등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K스타월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하남시와 중소기업중앙회의 K스타월드를 통한 연 국내외 관광객 1000만 명은 실현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공연장 배후단지는 중소기업들이 맡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시 차원에서 사업 추진 시 타당성 평가를 시작으로 개발제한구역(GB) 해제, 도시개발구역 지정, 실시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를 감안하면 3~4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MSG 측이 요구한 2025년 착공을 위해선 행정 절차 이행을 2년 정도 앞당겨야 할 상황이다. 이에 하남시와 중소기업중앙회는 행정 절차 이행 간소화 등 패스트트랙으로 K스타월드 사업이 추진될 수 있길 요청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하남시장이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 시장이라 여당 차원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겠냐는 말도 나온다. 중장기적인 엔터산업과 관광산업까지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더구나 국민 세금인 예산을 쓰는 것도 아니다.

위기의 반도체 산업을 위해 수도권 과밀 억제 정책 기조를 깨고 윤석열 정부가 발벗고 나서 용인시에 클러스터 조성을 허가했다. 하물며 반도체 산업보다 커지고 있는 K엔터산업을 위해 폐수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공장도 아닌 공연장을 하남시에 짓는 게 문제될 게 없다.

K스타월드는 하남시만의 프로젝트가 아니다. 정부와 여야가 모두 합심해 프로젝트 지원에, 아니 관심이라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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