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가구·밭솥 명가들, 이 사업에 '눈독'

▲쿠쿠전자 넬로의 '펫 에어샤워&드라이룸'. (사진제공=쿠쿠전자)

쿠쿠, 에넥스, 신세계까사, 신일전자. 전통적인 가전ㆍ가구업체로 알려진 기업들이 펫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밥솥, 여름 가전, 소파, 주방가구 등 자사의 강점을 반려동물 영역으로 확장해 프리미엄 펫 시장을 키우는 모양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의 펫 브랜드 ‘넬로’ 제품은 2019년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4년간 판매량이 연평균 약 20% 가량 증가했다. ‘펫 에어샤워&드라이룸’을 비롯해 인스퓨어 펫 공기청정기, 원터치폴딩 멀티 프리미엄 펫 유모차 등이 포함된다.

올해 초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사 펫 가전과 반려동물 상조 서비스를 패키지로 묶어 내놨다.

특히 쿠쿠는 국내를 비롯해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발달한 일본으로 영토를 넓혔다. 일본의 경우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정서가 강한 데다 관련 산업 역시 발달해 있다. 2021년 기준 관련 시장 규모는 1조6257억 엔(약 17조 원)수준으로 추정됐다.

주방가구를 전문으로 하는 에넥스는 지난달 펫 가구 시리즈인 '펫토리' 신제품을 출시했다. 침대와 식탁의자, 옷장카트 등 고급 원목으로 제작한 프리미엄 제품 라인이다. 에넥스 측은 앞으로 펫 가구 시리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신일전자는 펫 가전 브랜드 ‘퍼비’를 출시하고, 반려동물의 음수량을 늘리도록 도와주는 자동급수기를 판매 중이다. 생산은 외부 공장에서 이뤄지지만 제품 디자인과 설계는 모두 신일이 맡고 있다. 가구 브랜드 신세계까사도 최근 자사 베스트셀러 제품 캄포 소파를 펫 제품으로 확장, 반려동물 전용 ‘캄포 펫 소파’를 출시했다.

▲에넥스 펫토리 시리즈 중 원목침대와 식탁의자. (사진제공=에넥스 )

기업들이 자사의 강점을 펫 시장으로 확장해 접목하는 것은 가구ㆍ소형가전 업체들이 직면한 치열한 업황과 무관하지 않다. 렌탈업계나 주방 소형가전 업체들은 내수시장을 사실상 포화상태로 보고 있다. 성장 동력을 위해 해외 진출이나 신사업 발굴 등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쿠쿠가 펫 브랜드를 들고 해외시장을 노린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특히 우리나라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할 만큼 시장이 성장세인 반면 펫 프리미엄 시장의 경우 블루오션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다른 가전ㆍ가구 업체들이 펫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올해 4조5000억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에는 6조 원대로 내다봤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올해 펫 가전 시장은 경기둔화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돼야 하는 만큼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쿠 측도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 등으로 관련 시장이 점차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용자를 위한 가전을 비롯해 반려동물에 필요한 가전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세분화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