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터질 때만 ‘감독 일원화’ 군불 때다 끝나…새마을금고, 내부통제 구멍 숭숭

입력 2023-06-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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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6-06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MG새마을금고 (연합뉴스)
▲MG새마을금고 (연합뉴스)

감독 효과성 위해 일원화해야
새마을금고 핵심은 ‘금융업’ 기능
신용사업 위험관리만 금융당국에

새마을금고가 ‘비리’의 오명을 쓴 이유로는 현행 감독·규제체계가 꼽힌다. 새마을금고는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행정안전부의 감독을 받고 있는 탓에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강도가 약해 상대적으로 횡령 등 금융사고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 대한 손질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부처 간 이견에 해법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협동조합법 제95조에 따라 농·수·신협 등 상호금융사들이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관리와 감독을 받는 반면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의 관리, 지도를 받는다. 새마을금고법은 행안부가 새마을금고와 새마을금고중앙회(중앙회)를 포괄적으로 관리·감독하도록 돼 있다. 신용공제사업은 행안부와 금융위원회가 협의해 감독하도록 규정한다. 즉, 금융당국이 사실상 직접적인 감독·명령 권한이 없다는 얘기다.

새마을금고와 연관된 각종 금융사고가 터질 때 마다 감독체계 문제점이 거론되는 이유다. 행안부에서 별도 요청이 없으면 금융당국은 새마을금고의 금융 사업 부문을 들여다볼 권한이 없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행안부는 금융 관련 전문 부처가 아니기 때문에 금융사고, 위험 관리 등 금융거래를 감독하는 측면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행안부가 금융독감원에 지원요청을 하면 새마을금고를 검사할 수는 있지만, 효과적으로 내부통제를 하기 위해서는 감독주체는 하나로 통합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새마을금고에 적용되는 규제가 타 상호금융업권에 비해 완화돼 있다는 점 역시 금융사고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예컨대 신협과 수협은 자산이 300억 원 이상이면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지만, 새마을금고와 농·축협은 500억 원 이상이 외부감사의무 대상이다.

상임감사 선임 의무도 마찬가지다. 신협과 농·축협은 1조 원 이상이면 비조합원인 상임감사를 선임하도록 의무화돼 있지만, 새마을금고는 상임감사 선임이 자율 결정이다. 올해 3월 금융당국이 ‘제1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새마을금고에도 상임감사 선임 의무화를 하는 방향으로 법령을 개정하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논의가 시작된 수준’에 그친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별 상호금융기관의 특성이 반영된 규정의 경우 기관 간 사업에서의 특성을 반영해 차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기관별 차이가 적은 신용사업 관련 건전성, 내부통제 등에 대해서는 일률적인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새마을금고와 맞물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등의 금융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의 핵심 위험뇌관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마을금고의 기능 중 ‘금융업’을 핵심으로 봐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권향원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새마을금고의 지역 공헌사업 등 지역금고로서의 성격은 부수적인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명확한 금융산업의 권한을 가진 주체이기 때문에 금고의 감독 주체를 금융위로 두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

서 교수 역시 “효과적인 내부통제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감독주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빈도는 결국 해당 조합, 금고와 금융거래하는 국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새마을금고 중앙회 측은 지금은 감독권을 논하기보다 연체율, 유동성 안정화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입장이다. 현재도 당국에서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어 규제 차이 해소방안을 모색하는 등 규제 수준을 일원화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인 만큼, 현행 감독체계 아래에서 연체율 등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금융위, 금감원에서 새마을금고 자료를 많이 들여다보고 있다”며 “하반기 연체율, 건전성이 안정화하면 감독권을 논의해도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경기부진, 연체율 상승 가능성을 감안해 신용사업에 대한 감독체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구 연구위원은 “금융은 특성상 리스크 전파 속도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상호금융 감독주체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어렵다”며 감독주체 간 유기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서 교수는 “리스크 관리에 더 효과적인 조직인 금융당국으로 소관부처의 변화도 고려해볼만 하다”며 “신용사업의 위험관리만이라도 금융당국이 맡는 방향으로 일부 권한 위임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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