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와르’ 역대급 태풍이라고?...한반도 강타했던 초강력 태풍들 [이슈크래커]

입력 2023-05-26 16:26 수정 2023-08-2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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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령 괌에 24일(현지시각) 4등급 슈퍼 태풍 ‘마와르’가 강타해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령 괌에 24일(현지시각) 4등급 슈퍼 태풍 ‘마와르’가 강타해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여름이 채 오지도 않았는데 반갑지 않은 센 녀석이 등장했습니다. 20일 4등급 ‘슈퍼태풍’ 마와르가 ‘매우 강한’ 상태로 미국령 괌을 강타한 것인데요. 6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이 들이닥친 괌에서는 집 지붕이 뜯기고 차량이 뒤집히고 항공편도 모두 끊겨 관광객들의 발이 묶인 상황입니다. 다행히 사망자나 중상자 등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재까지는 마와르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태풍이 한반도 쪽으로 방향을 틀어 제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이례적으로 6월 초에 제주에 영향을 미친 태풍으로 기록될 수도 있습니다. 마와르가 한반도를 피해를 주지 않고 지나간다면 다행이지만, 그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들로 인한 피해를 고려하면 방심은 금물입니다.

이에 한반도를 강타해 큰 피해를 남겼던 역대급 태풍들을 살펴보고, 최근 태풍 들이 이전보다 더 잦아지고 강해지는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괌, 슈퍼태풍 ‘마와르’에 초토화…단전·단수에 결항까지

4등급 ‘슈퍼 태풍’ 마와르(MAWAR)가 남태평양 대표 휴양지 괌을 강타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상륙하게 될 지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마와르는 25일(현지시간) 최대 시속 225km의 바람과 시간당 5cm 가량의 비를 동반해 괌을 강타했습니다. 말레이시아어로 ‘장미’를 뜻하는 마와르는 괌에 접근하는 태풍 가운데 수십 년 만에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데요. 마와르가 할퀴고 간 피해 현장은 실로 어마어마했습니다. 강풍으로 야자수가 뽑히고 집 지붕들이 뜯겨나갔고 건물 상당수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물이 끊기면서 문을 연 식당이나 마트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또 호텔 투숙 기간을 연장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방을 구하지 못해 호텔 로비나 쇼파에서 쪽 잠을 청하는 이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5월인데 벌써 태풍이?…한반도 강타했던 역대급 태풍 살펴보니

마와르의 위력을 설명하면서 태풍 ‘힌남노’를 많이 거론하고 있는데요. 힌남노는 지난해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태풍입니다.

지난해 8월 발생한 힌남노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 중 역대 세 번째로 중심기압이 낮았습니다.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중심으로 수렴하는 기류와 상승 기류가 강해 위력적인 태풍인데요. 즉 힌남노는 대한민국 역사를 통틀어 세 번째로 강한 태풍이었다는 뜻입니다. 힌남노는 최대 풍속 초속 54m 이상의 초강력태풍으로 몸집을 키운 뒤 소멸했는데요. 제주 산간 지방과 남해안 일대에서 강풍이 불었고 누적 강수량도 제주에서만 1000mm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비가 쏟아지면서 도시 곳곳이 범람하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3년 전에는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연달아 북상하며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줬습니다. 한반도 상륙 후 최대풍속이 가장 강하게 기록된 태풍은 ‘매미’입니다. 매미의 풍속은 ‘매우 강’으로 전국적으로 130명의 인명피해와 4조2225억 원의 재산 피해를 남겼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목숨을 앗아간 태풍은 1959년 ‘사라’입니다. 남부지방을 강타해 나흘 동안 849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그런데 2002년 사라의 기록(?)을 깬 태풍이 등장했습니다. 태풍 ‘루사’인데요. 루사로 인해 24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재산 피해액만 5조1000억 원에 달하며 역대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듬해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이름을 가졌던 태풍 ‘매미’가 한반도 남동부를 관통했습니다. 당시 제주에서 순간적으로 초속 60m의 관측 이래 가장 강한 돌풍이 몰아쳤습니다. 전국적으로 4조 원이 넘는 막대한 재산 피해를 남겼습니다.

기후변화가 부른 ‘초강력 태풍’…가을에 더 센 태풍 올수도

일반적으로 태풍 하면 ‘여름철 기상현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피해가 컸던 것으로 손꼽히는 태풍 ‘사라’‘루사’‘매미’은 모두 가을에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을태풍이 더 강력한 기상학적 이유는 하지와 추분 사이 북태평양 적도 인근 태양고도가 높아 햇볕이 매우 강하게 내리쬐면서 해수면 온도가 연중 가장 높아진다는 점 때문인데요.

여름철 수온 상승은 태풍이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더 늘어나게 됩니다.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하는 속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태풍이 주로 발생하는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니 강한 태풍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이고 결국 높은 해수면 온도는 태풍이 북상할 때 세력을 유지·증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지요. 예전에는 한반도의 해수면 온도가 낮아 태풍이 근처로 오면 힘을 잃는 경우가 많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한반도의 높아진 해수면 온도는 가을태풍 발생 빈도를 높이고 그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우식 인제대 대기환경정보공학과 교수가 2020년 한국대기환경학회지에 낸 논문에 따르면 1954~2003년, 2002년~2010년, 2011~2019년으로 시기를 나눠 한반도 영향태풍을 분석한 결과 6~8월 한반도 영향 태풍은 줄었고 9~10월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비율은 1954~2003년 20%에서 2002~2019년 31.6%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태풍 피해 괌거리. 출처=연합뉴스(독자제공)
▲태풍 피해 괌거리. 출처=연합뉴스(독자제공)
태풍 지나간 괌, 오늘도 막힌 하늘길

마와르가 한반도에 상륙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국민도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괌으로 휴가를 떠난 여행객들이 공항 폐쇄로 괌 현지에 발이 묶인 것인데요.

외교부에 따르면 괌 공항 당국이 마와르로 폐쇄된 현지 공항을 30일까지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활주로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우리 공관 측에 전달했다고 합니다. 외교부는 교민 5000여 명, 관광객 3300여 명 등 우리 국민 8000여 명이 괌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현지 공항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항공편이 줄줄이 결항되고 있는데요. 대한한공은 활주로 폐쇄로 27일까지 괌과 인천을 오가는 항공편이 모두 결항, 추후 복구 상황에 따라 추후 운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운항편 취소 수수료 면제 방안도 발표했습니다.

대한항공은 괌 운항편 승객에게 탑승일을 기준으로 5월 23일에서 6월 11일 사이에 괌에 출도착하는 운항편의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고 공지에 앞서 항공편을 취소한 승객에 대해서도 소급적용한다고 공지했습니다. 태풍이 괌을 통과한 25일 이전에 발권된 항공편에 대한 환불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태풍이 괌을 향한 시기와 공지 시점 사이의 차리을 고려해 소급적용을 결정하기도 했는데요. 태풍으로 인한 항공편 결항을 공지한 22일과 수수료 면제를 공지한 26일 사이에 미리 항공편을 취소한 승객에 대해서도 취소 수수료를 면제합니다.

여행사들도 마와르 피해로 괌과 사이판에 발이 묶인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도의적 보상에 나섰습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사이판 여행객은 전날부터 한국에 들어오고 있지만 괌 여행객은 공항 폐쇄로 인해 이후 순차 귀국할 예정입니다. 하나투어는 객실 1박 당 성인 1명 기준 5만 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모두투어는 객실 1박당 10만 원, 최대 90만 원으로 보상안을 정했습니다. 기존 천재지변에 따른 추가 체류 보상안은 객실당 1회 한정 20만 원이지만 괌은 다음 달 1일까지 활주로를 폐쇄한 이례적인 상황인 점을 감안해 보상액을 늘렸습니다. 참좋은 여행은 모두투어와 마찬가지로 추가체류 1박 기준 1객실당 10만 원을 지급합니다. 노랑풍선은 1박당 1객실 10만 원으로 보상안을 결정했습니다.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은 여행객의 경우 미리 가입했던 여행자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태풍은 워낙 예측 불가능한 데다 피해지역도 넓기 때문에 ‘태풍’만 전담하는 보험상품은 없지만 자동차보험이나 여행자보험, 화재·상해보험 등에 가입했다면 일정 부분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매우 강’ 단계인 마와르는 북서쪽으로 향하다 26일 ‘초강력’ 단계로 강도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28일까지 초강력 단계를 유지하다 29일께는 강도가 다시 ‘매우 강’으로 한 단계 낮아진다고 합니다. 마와르는 이때 대만과 필리핀 사이이자 오키나와 군도 아래 해상에 위치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리나라 영향 여부는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약 760km 부근 해상을 지나는 29일께 윤곽이 나온다고 합니다. 현재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부처님오신날’ 연휴 뒤 날씨는 마와르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기후변화 위기 속 자연재해는 우리가 지구상에 살고 있는 한 피할 수는 없지만 사전에 탐지해 대비하고 예방해 피해를 줄이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최소화를 위한 전 인류적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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