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경영공백 막전막후] 내부 이권 카르텔 '자승자박'…사정·정치권 입김 불렀다

입력 2023-04-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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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구현모ㆍ윤경림 배임 의혹 수사…불법 비자금 '쪼개기 후원' 재판도
이권 카르텔, 장기 집권 노리다가…"검찰수사, 정치권 개입 빌미 제공'
카르텔 들어낸 자리에 또 낙하산?…"통신전문가 중심 경영진 재편해야"

KT 장기집권을 노린 이권 카르텔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로 인해 여권(與圈) 내 반발 기류와 검찰 수사 압박 등 KT에 대한 인사 간섭이 관치를 넘어 ‘권치경제’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사장 등의 연결고리에 주목한다.

구 전 대표는 황창규 전 회장의 첫 비서실장을 맡았고, 당시 윤 사장은 황 전 회장 직속으로 신설된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실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이후 윤 사장은 2019년 현대자동차로 이직했다가 2021년 구 전 대표 직속으로 신설된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으로 복귀했다. 트랜스포메이션부문은 경영·사업전략, 국내외 전략투자 등을 이끄는 핵심 부서다. 이들의 끈끈한 관계 속에는 여러 이권이 얽혀 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서울중앙지검은 구 전 대표와 윤 사장이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된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해 수사 중이다. 한 시민단체는 이들이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 관리 업체인 KDFS에 몰아주고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사외이사에 향응을 제공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윤 사장이 구 전 대표의 친형이 운영하는 에어플러그를 현대차가 인수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한 공을 인정받아 KT에 재입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참고인 조사 등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KT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히 부인한 상태다.

구 전 대표는 불법 정치후원금 제공 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황 전 회장 재임 당시 KT 대관 담당 임원들은 이른바 ‘상품권 깡’으로 11억여 억 원의 부외 자금을 조성,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 방식으로 약 4억3800만 원을 불법 기부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명의를 빌려준 구 전 대표는 벌금 1500만 원의 약식명령에 불복해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연임과 후임 선정 등 일련의 과정에 이권 카르텔을 지키려는 의도가 있었고, 이로 인해 검찰 수사와 정치권 개입의 빌미가 제공됐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애초부터 정치권의 개입으로 인한 결과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석채 전 회장은 일각에서 낙하산 인사가 36명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당시 KT 전무로 있어 논란이 됐다. 재정경제부 차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거친 박병원 전 사외이사, 방통위 부위원장 출신인 송도균 전 사외이사 등의 이름도 거론됐다. 박근혜 캠프와 이명박 정부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 12명 수준이었다.

친박(친박근혜) 인사로 분류됐던 황 전 회장 체제에서도 송 전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으로 역할을 이어갔다. 문민정부의 김종구 전 법무부 장관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사회 구성도 변화를 맞이했다. 이강철 전 사회문화수석 비서관, 김대유 전 경제정책 수석비서관과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유희열 전 과학기술부 차관이 이사회에 합류했다. 구 전 대표는 이들 3명을 연임시켰다.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압박으로 구 전 대표와 윤 사장을 비롯한 사외이사 대부분이 사퇴하면서 낙하산 문제가 되풀이될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끊어내지 않으면 관치 논란은 계속되고, KT 경영 정상화는 요원해질 것”이라며 “통신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경영진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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