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상담소] 도대체 왜, 뭐가 문제야?

입력 2023-03-02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현주 서울 서대문구보건소 사회복지사

“얘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도대체 불만이 뭐래요? 할 만큼 다 해봤어요. 안 돼요. 말을 듣질 않아요. 선생님, 저도 힘들어요.”

자녀 문제로 상담이 필요한 경우 십중팔구 부모들이 보이는 반응이다.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를 보는 부모로서의 답답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밤낮 쉬지 않고 열심히 돈 벌어서 먹여주고 입혀주고 가르치고 뒷바라지하는데 무엇이 부족하다고 문제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런 행동을 하는 아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속내도 깔려 있다. 상담에 오는 부모들도 그렇고 자녀들도 한결같이 대화가 안 된다고 말한다. 정확히 말하면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는 말이다. 부모들은 자기 자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자녀들도 마찬가지다. 재미있는 것은 서로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얼마나 대화가 없으면 부모가 아이 얼굴보다 뒷모습에 더 익숙해진다는 의미인 ‘아이 뒷모습 증후군(Children’s Back Syndrome)’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겠는가?

자신감이 없고,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혼자 고립된 생활을 한다거나, 무리에 섞이지 못하고 겉돈다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방황한다든가 등등의 어려움과 고민을 호소하는 아이들을 보면 부모의 사랑이 그리운 아이들이 많다. 부모와의 애착 형성이 안 되고 대화 부족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문제행동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고 했다. 아이의 문제행동에 부모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아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은 아이의 문제행동에 대한 책임을 외부에 전가하는 회피인 것이다.

가정은 인간이 임하는 최초의 사회적 환경이다. 자녀에게 부모는 가장 큰 지지자이자 후원자이다. 가정 내에서 부모 자식 간 대화의 단절, 대화의 부재는 상호불신과 갈등을 초래하고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다. 대화가 끊어지면 나중에 자녀가 어른이 돼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인성, 대인관계 등 사회화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관계 형성을 잘 하는 것이 좋다. 자녀는 출산하는 순간부터 무한한 관심과 사랑을 주어야 하고 끊임없는 돌봄과 양육을 담당해야 하는 책임이 부과되는 존재라는 만고의 진리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자녀가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길 원한다면 지금 나를 돌아볼 일이다.

김현주 서울 서대문구보건소 사회복지사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종합] 나스닥, 엔비디아 질주에 사상 첫 1만7000선 돌파…다우 0.55%↓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나스닥 고공행진에도 웃지 못한 비트코인…밈코인은 게임스탑 질주에 '나 홀로 상승' [Bit코인]
  • '대남전단 식별' 재난문자 발송…한밤중 대피 문의 속출
  • ‘사람약’ 히트 브랜드 반려동물약으로…‘댕루사·댕사돌’ 눈길
  • '기후동행카드' 150만장 팔렸는데..."가격 산정 근거 마련하라"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13:20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034,000
    • +0.89%
    • 이더리움
    • 5,340,000
    • +0.11%
    • 비트코인 캐시
    • 654,500
    • +0.46%
    • 리플
    • 733
    • +0.55%
    • 솔라나
    • 238,400
    • +3.2%
    • 에이다
    • 639
    • +0.47%
    • 이오스
    • 1,132
    • +0.44%
    • 트론
    • 155
    • +0%
    • 스텔라루멘
    • 151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600
    • +1.62%
    • 체인링크
    • 25,430
    • +1.11%
    • 샌드박스
    • 628
    • +1.4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