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머리보다 ‘몸’이다…‘육체 예능’이 대세 된 이유 [이슈크래커]

입력 2023-02-02 15:17 수정 2023-02-0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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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작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출처=넷플릭스 홈페이지)
▲MBC 제작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출처=넷플릭스 홈페이지)
MBC 제작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이 화제입니다. 지난달 24일 전 세계 33개국에서 공개와 함께 넷플릭스 ‘톱10’에 오르며 큰 화제를 얻고 있죠. ‘피지컬: 100’은 100명의 출연자 중 최종 우승을 가리는 서바이벌 게임인데요. 경기 규칙은 간단합니다. 철봉에 오래 매달리기, 1대 1로 싸워 공 뺏기, 모래 나르기 등이죠. ‘피지컬: 100’뿐 아니라, 선명한 복근과 몸매 등을 내세운 예능이 최근 유행입니다.

▲‘근수저’ 열풍을 부른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김민경(출처=‘맛있는 녀석들’ 유튜브 캡처)
▲‘근수저’ 열풍을 부른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김민경(출처=‘맛있는 녀석들’ 유튜브 캡처)
‘뇌섹시대’는 갔다…대세는 ‘피지컬’

대세는 ‘피지컬’입니다.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 결과 ‘피지컬: 100’은 공개와 함께 TV-OTT 통합 비드라마·쇼 부문 화제성 1위에 등극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방영을 시작한 SBS 격투 예능 ‘순정파이터’도 유튜브 클립 누적 조회 수가 1000만을 넘기며 약진 중이죠.

이들의 흥행 이전에는 tvN 격투 예능 ‘씨름의 여왕(2022)’과 ‘씨름의 제왕(2022)’, 2022년 10월 시작해 지난달 10일 종영한 JTBC 팔씨름 토너먼트 예능 ‘오버 더 톱-맨즈 챔피언십’ 등 근력 싸움을 소재로 하는 예능들이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면 시청자에게 ‘근수저’, 헬스 등을 각인시킨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2020)’이 있는데요. iHQ ‘먹방’ 예능 ‘맛있는 녀석들’의 출연진이 더 건강하게 먹기 위한 건강 프로젝트로 시작한 ‘운동뚱’은 ‘민경장군’이라는 별명을 얻은 김민경을 비롯한 출연자들이 다양한 운동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시청자들은 이들이 선보이는 건강한 모습에 호응했죠. 이러한 관심은 SBS 축구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2021~)’ JTBC 축구 예능 ‘뭉쳐야 찬다(2021)’ 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돌이켜보면, 운동 예능에서 시작된 ‘헬스’ 열풍이 근력에 관한 관심을 넘어 이제는 피지컬 그 자체를 놓고 대결하는 데까지 나아간 셈인데요. 특히 ‘피지컬: 100’을 필두로 하는 최근 예능 트렌드에서는 운동 능력은 물론 육체미 과시도 빼놓을 수 없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합니다.

▲’뇌섹‘ 전성기를 구가한 추리 예능 ’크라임씬‘과 ’더 지니어스‘(뉴시스)
▲’뇌섹‘ 전성기를 구가한 추리 예능 ’크라임씬‘과 ’더 지니어스‘(뉴시스)
한국의 2010년대를 장악한 두뇌 게임, 추리 예능

2015년 국립국어원 선정 ‘2014년 새 낱말’은 ‘뇌섹남’이었습니다. 약 10년 전 시작된 ‘뇌섹(뇌가 섹시)’ 유행은 최근까지 이어져 왔죠.

2015년 ‘뇌섹시대’라는 부제와 함께 시즌 1을 시작한 tvN 예능 ‘문제적 남자’는 ‘뇌섹남 매력’을 어필하며 2020년까지 성황리에 방송했습니다. 대기업 입사시험 문제나 북한 수재들이 푸는 문제 등 논리력과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퀴즈들이 ‘문제적 남자’의 주요 콘텐츠였죠. 출연진 또한 전교 1등 출신, 멘사 회원, 6개 국어 구사자 등 똑똑하고 유머 감각 있는 ‘뇌섹남’들이었습니다.

복잡한 문제와 퍼즐을 푸는 방 탈출, 추리 예능도 함께 성행했는데요. 심리전과 두뇌 싸움을 내세운 tvN 예능 ‘더 지니어스(2013~2015)’, 특정 상황을 설정해 범인을 추리하는 JTBC 예능 ‘크라임씬(2014~2017)’과 TVING 예능 ‘여고추리반(2021~2022)’ 등은 ‘뇌섹’ 유행과 함께 등장한 프로그램입니다.

이러한 추리 예능에는 매회 두뇌를 자극하는 새로운 게임이 등장합니다. 출연자들은 생존을 위해 연합과 배신을 반복하죠. 시청자들은 출연진과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출연자들의 수 싸움과 탈락자를 추리합니다. 출연진의 몸과 대결 분석이 유튜브를 장악한 지금과 달리 당시 시청자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뜨겁게 달군 화제도 퀴즈 내용과 출연진의 생존 전략 예측 등이었습니다.

▲(뉴시스)
▲(뉴시스)
"복잡하고 힘든 세상, 원초적 매력에 집중"...'단순하고 강력한' 피지컬 예능이 대세

예능계 유행이 두뇌 게임에서 신체 게임으로 옮겨간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합니다. 몇 년 새 전국에 불어닥친 ‘헬스 열풍’은 그중 하나죠. 최근에는 헬스장에서 ‘인바디(체성분 분석기)’로 체지방량을 따져가며 퍼스널 트레이닝(PT)을 받거나, 필라테스와 요가로 몸을 가꾸는 유행이 퍼졌습니다. 운동의 결과물인 근육이 잘 짜인 신체를 사진으로 찍어 남기는 ‘보디 프로필’도 흥하고 있죠. 몸 가꾸기와 운동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예능에도 반영된 모양새입니다.

경제 불황기의 팍팍한 현실 때문에 직관적인 예능에 관심이 쏠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근래 청년들은 취업부터 내 집 마련, 결혼까지 무엇 하나 내 뜻대로 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때 노력이 결과로 직결되는 운동이 성취감을 준다는 겁니다. 미스코리아 출신인 정아름 트레이너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운동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게 된 것은 20대 중반부터이다. 그 당시 힘든 일을 겪고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노력의 결과를 그대로 돌려주는 것은 내 몸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운동, 피지컬 예능의 직관적인 규칙과 결과는 강점으로 꼽힙니다. 출연자만큼 시청자도 생각을 거듭해야 하는 ‘뇌섹’ 예능은 때때로 피로함을 안기지만, 몸싸움 예능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외국인들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죠. 개봉과 함께 전 세계 ‘톱10’에 진입한 ‘피지컬: 100’의 흥행 요인은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오징어 게임’이 국가 불문 인기를 얻었던 데는 줄다리기, 징검다리 건너기 등 어떤 국가에서든 이해 가능한 간단한 규칙으로 서바이벌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는데요. 한 발짝 더 직관적인 ‘피지컬: 100’에 ‘근징어 게임(근육+오징어 게임)’이라는 별명이 붙은 건 여기서 단서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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