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가격 인상에 중고 명품 거래 급증...럭셔리 업계 분열 조짐도

입력 2022-09-25 14:5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올해 중고 명품 판매 2017년 대비 65% 급증
신상품 판매는 12% 증가 그쳐
버버리, 구찌 등 새로운 기회로 간주
샤넬, 에르메스 등은 “신상품 시장 잠식” 반대

▲중고 명품 판매 플랫폼 리얼리얼 매장에 중고품들이 전시돼 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중고 명품 판매 플랫폼 리얼리얼 매장에 중고품들이 전시돼 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전 세계 중고 명품 거래가 급증하면서 중고 시장을 두고 럭셔리 업계가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한쪽에선 중고 명품 시장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다른 쪽에선 신상품 판매 저하 요인으로 지적하면서 거리를 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중고 명품 판매는 2017년 대비 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상품 판매는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중고 명품 판매는 향후 5년간 매년 약 15%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는 신상품 전망치의 두 배 수준이다.

중고 명품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샤넬과 같은 유명 브랜드의 급격한 가격 인상에 일부 구매자들이 저렴한 중고를 찾기 시작한 영향이다.

세실리아 데 파노 패션 컨설턴트는 “현재 명품 가격은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이에 과거 신상품만 구매하던 부유한 유럽 여성들 사이에서 중고 명품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고 시장이 많이 성장해서 양질의 중고품을 찾기도 더 쉬워졌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구찌와 버버리, 스텔라 매카트니 등은 기회로 삼고 중고 시장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때에 따라 고객으로부터 상품을 다시 사들인 다음 직접 되팔거나 온라인 중고 쇼핑몰에 보내주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고 명품 판매 플랫폼 베스티에르콜렉티브에선 신상품 기준 2000달러(약 285만 원)짜리 구찌 핸드백이 250달러에 등장하기도 했다.

반면 에르메스와 루이뷔통, 샤넬 등은 중고판매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중고 시장의 성장이 신상품 판매를 잠식하거나 자신들의 가격 결정력을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악셀 뒤마 에르메스 최고경영자(CEO)는 7월 실적발표 당시 중고 시장의 부상에 관한 질문을 받자 “에르메스가 장려하는 일은 아니다”라며 “매장을 찾는 일반 고객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샤넬은 연초 개별 고객이 특정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수를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인이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해 재판매하는 관행이 늘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중고 명품 시장이 계속 성장하는 만큼 기업들이 추후 어떤 전략을 취할지는 미지수다. WSJ는 “일부 고급 패션 거물들이 중고품 시장을 기피하면서 업계가 분열되고 있다”며 “중고 명품 유행이 가져온 딜레마에 기업들이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의도4PM' 구독하고 스타벅스 커피 받자!…유튜브 구독 이벤트
  • 드디어 ‘8만전자’...“전 아직 96층에 있어요” [이슈크래커]
  • 주중 재벌, 주말 재벌, OTT 재벌…‘드라마 재벌家’, 이재용도 놀랐다 [요즘, 이거]
  • 서울 시내버스 ‘극적 타결’…퇴근길 정상 운행
  • ‘경영권 분쟁’ 한미사이언스 주총 표 대결, 임종윤·종훈 완승
  • 벚꽃 없는 벚꽃 축제…“꽃놀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슈크래커]
  • 비트코인, ‘매크로 이슈’로 하락…“5월 중 이더리움 ETF 승인 가능성↓” [Bit코인]
  • “청와대 옮기고, 해리포터 스튜디오 유치”…4·10 총선 ‘황당’ 공약들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3.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0,202,000
    • +0.26%
    • 이더리움
    • 5,090,000
    • -0.1%
    • 비트코인 캐시
    • 798,000
    • +14.49%
    • 리플
    • 884
    • -0.23%
    • 솔라나
    • 265,000
    • -0.41%
    • 에이다
    • 924
    • -0.43%
    • 이오스
    • 1,508
    • -0.66%
    • 트론
    • 171
    • -0.58%
    • 스텔라루멘
    • 195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131,400
    • +5.04%
    • 체인링크
    • 27,920
    • -0.57%
    • 샌드박스
    • 989
    • -0.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