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상수지 급속 악화, ‘쌍둥이 적자’ 비상

입력 2022-09-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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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8월 우리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적자 누적으로 상품수지가 급속히 악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뜻한다.

한은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통계(잠정)에서 7월 경상수지가 10억9000만 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달(77억1000만 달러)보다 85.9%나 줄었다. 운송 등 서비스수지와 투자소득 등 본원소득수지는 늘었지만,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11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상품수지 적자는 2012년 4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의 경기 후퇴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상품수지는 수출과 수입액의 차이다. 통관기준 무역수지 집계방식과 달라 숫자의 격차는 있지만 거의 비슷하다. 한은은 무역적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데다 서비스 및 소득수지도 나빠지면서 8월부터 경상수지의 적자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8월 우리 무역수지는 94억7000만 달러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달러의 초(超)강세로 환율까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에너지 등의 수입가격 부담이 갈수록 커져 무역적자가 구조화하고 있다. 연일 급등세인 원·달러 환율은 7일에도 1384.2원으로 1400원 선의 턱밑까지 올라왔다.

심각한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재정적자는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다. 지난 5년 재정건전성을 무시한 팽창재정으로 나라살림의 대규모 적자가 고착화했다. 관리재정수지는 2020년 112조 원, 작년 90조 원 적자였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101조9000억 원 적자를 나타냈다.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0%인 1070조 원에 육박한다.

만성적 재정적자에, 경상수지의 급속한 악화로 한국 경제가 ‘쌍둥이 적자’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경제 건전성에 대한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고, 원화가치 하락, 외국인 자본 유출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단 쌍둥이 적자 상태에 들어가면 벗어나기 어려운 위기다. 한은은 올해 연간으로 경상수지 흑자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국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에 무역적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 문제다.

재정적자 축소는 말할 것도 없고, 경상수지 방어가 가장 시급하다. 환율 안정과 함께, 수출을 늘려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대외 악재의 중첩에서 비롯된 위기 대응의 한계가 있지만 모든 방도를 강구해야 한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퇴조하는 것이 최대 위기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구도에서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키우고, 산업 경쟁력 강화로 한국 상품의 시장을 넓히는 비상한 대책 수립과 신속한 실행이 다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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