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영의 경제 바로 보기] 물가상승 이후 경제가 어떻게 될까?

입력 2022-08-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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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제연구소장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의 물가는 최고점을 지나고 있는 듯하다. 중앙은행들이 얼마나 빠르게 금리를 올리느냐에 따라 시기는 달라지겠지만 머지않아 물가는 안정될 것이다. 특히 미국의 물가가 한국보다 더 빨리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시장원리가 잘 작동되고, 금리 정상화 속도가 한국보다 빠를 것 같기 때문이다. 물가상승이 끝나고 물가가 안정된 다음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미래 예측은 신의 영역이지만 그래도 전망을 해보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첫째, 이번 급격한 물가상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켰다. Fed는 2021년 10월까지도 물가상승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었고,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2022년 들어 물가가 더 가파르게 오르자 금리를 0.75%포인트(p)씩 올리는 등 허둥대는 모습이다. 주된 이유는 2021년 상반기까지 장기간 안정된 물가에 적응되어 있어 변화하고 있는 경제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인간이 일상적으로 범하는 실수를 세계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는 Fed도 한 것이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도 비슷했다. 물가안정 실패에 따른 중앙은행의 신뢰 훼손은 다음번에 큰 경기위축이 왔을 때 과감한 금리인하 정책을 적기에 쓰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다.

둘째는 과잉 유동성에 의한 여러 분야에서의 거품이 걷히고, 실질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실질은 인구와 소득, 기술과 경쟁력, 사회의 신뢰구조와 국민의 근면성 등일 것이다. 거품은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산시장의 호황에 따른 소비와 투자의 추가적인 증가와 성장세 확대도 거품이고, 적정금리였다면 투자하지 않을 불확실한 산업에 대한 엄청난 자금유입도 거품이다. 그간 각종 연금과 기금들이 쉽게 수익을 내면서 미래를 더 희망적으로 만들었던 것도 거품의 영향이 크다. 올해는 한국의 국민연금을 포함 세계 많은 나라의 연기금들이 큰 폭의 적자를 낼 것이다.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대부분의 투자가 손실을 낼 가능성이 크다.

셋째는 현대화폐이론이나 기본소득과 같은 상식에 맞지 않는 학설이나 주장들이 줄어들 것이다. 현대화폐이론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현재의 화폐는 법정화폐이므로 정부가 얼마든지 발행해 써도 경제에 문제가 없다는 학설인데, 기축통화국인 미국마저 돈을 많이 푸니 물가가 올라버렸다. 어떤 학자는 이번 물가상승이 고유가 등 공급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하는데, 일부는 맞겠지만 전체로 보면 아니다. 지금의 유가 100달러 내외는 2008년 초 유가보다 낮다. 그간의 물가상승까지 생각하면 한참 낮은 것이다. 즉 유가만 보면 물가가 이렇게 오를 수 없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에게 일정금액을 정기적으로 지급하자는 주장인데, 당연히 나라마다 경제 규모가 달라 가능 금액이 다를 것이다. 한국의 경우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국민경제가 최소한 현재의 상태를 지속하고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유지하면서 국민 모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최대금액이 얼마인지는 계산해 보아야 한다. 한국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물가상승과 이에 따른 금리인상은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주고 있지만, 세상에 다 나쁜 것만은 없듯이 긍정적인 면도 있다. 경제학의 기본 원칙과 상식은 계속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언젠가 경기도 회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기회복은 속도가 느리고 폭도 적을 것 같다. 그간 거품을 통해 받은 추가적인 성장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세계 경제의 일본화가 진행되면서, 저성장과 저물가와의 긴 싸움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화는 2021년 상반기까지 많은 전문가들이 걱정하던 문제였다. 특히 한국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거품 등으로 인한 장기간의 소비침체가 예상되어 저성장의 수렁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여기에 급속한 고령화도 큰 짐이 될 것이다.

다행인 것이 있다면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엄청 빠르지만, 아직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지는 않아 개혁의 시간은 조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민이 매우 근면하고 똑똑하다는 이점도 있다. 판만 잘 깔아주면 난관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국민이다. 임진왜란 당시의 의병이나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이 그렇다. 공정하고 투명한 제도, 신뢰가 바탕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개혁이 경제의 실질을 개선하는 판을 만드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넉넉지 않은 듯한데, 정치인들이 하는 일을 보면 너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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