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한국 언론의 민낯…‘우리가 보지 못한 대한민국’

입력 2022-07-2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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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라시드. 해외에 한국의 최신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해 온 스타트업 미디어 ‘코리아 익스포제’의 공동 설립자이자 지난 11년 동안 서울에 거주하며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해 온 영국 출신의 기자다. 그가 최근 민음사에서 책 ‘우리가 보지 못한 대한민국’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라시드가 외국인으로서 한국 사회의 여러 모습을 면밀하게 탐구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그는 한국이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과 K-콘텐츠로 전 세계 문화를 주도하는 나라가 됐음에도 여전히 후진국과 다를 바 없는 면모를 보이는 문제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국 언론의 후진성이다. 라시드는 한국 언론의 문제점을 ‘팩트 만들기’, ‘축소하기’, ‘부풀리기’ 등으로 정리한다. 그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한국의 미디어 현실은 참담하다. 그리고 별다른 대안이 없는 미디어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한국의 독자들이 무척 안타깝다”고 진단한다.

이어 라시드는 한국의 언론이 기사 내용의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업계에 따르면”, “관계자에 따르면” 등 익명의 주장을 남용 및 남발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러한 표기는) 제보자의 실명이 거론될 경우, 제보자에게 직접적인 보복이나 신변의 위협이 예상될 때”라며 “하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출처가 익명으로 처리된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기사 자체를 신뢰할 수 없고, 그런 기사를 보도하는 언론의 신뢰도 역시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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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라시드는 한국의 언론이 한국기자협회의 ‘윤리 강령’이나 ‘인권 보도 준칙’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그는 위에 열거한 기사 제목을 예로 들며 “정확하게 집단 간의 갈등 및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 기사의 의도와 목적이 고의적인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갈등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끝으로 그는 “미디어의 역할이란 사람들이 각자의 원칙에 따라 타당한 의견을 가지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와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오늘날의 한국 미디어는 그 반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독자들의 눈을 멀게 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방해하며 개인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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