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문화 콘텐츠의 대중화…산업 논리‧젠더 이슈 뒤섞여

입력 2022-07-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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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맨틱 에러' 포스터 (왓챠)
▲드라마 '시맨틱 에러' 포스터 (왓챠)

BL(Boys Love)이 문화 콘텐츠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대개 보이그룹에 환호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팬픽(fanfic) 형태로 향유되던 BL 콘텐츠가 영화, 드라마, 문학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그 이유로는 ‘산업의 논리’와 ‘섹슈얼리티의 민주화’ 등이 거론된다.

우선 올해 2월 왓챠에서 공개돼 반향을 일으킨 드라마 ‘시맨틱 에러’가 대표적이다. 이 드라마는 대학교를 배경으로 상우(박재찬 분)와 재영(박서함 분)이라는 두 남학생의 풋풋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는 2018년 저수리 작가가 리디에서 연재한 동명의 웹소설이 원작이다. 원작은 카카오페이지에서 웹툰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후 드라마까지 흥행하면서 최근에는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극장판으로 재탄생해 현재 상영 중이다.

‘시맨틱 에러’는 왓챠에서 처음으로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 콘텐츠다. 공개 첫날 원작 웹소설 거래액은 916% 폭증했고, 웹툰 역시 첫 주 거래액이 전월 동기 대비 312% 증가했다. 드라마의 두 주인공인 박재찬과 박서함은 19일 열리는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의 남자신인상 후보에 나란히 올랐다. BL 소재의 웹소설이 웹툰, 드라마, 영화로 재생산돼 주목받은 것은 물론 주연 배우들까지 시상식에 초청된 최초 사례다.

▲드라마 '나의 별에게' 포스터 (티빙)
▲드라마 '나의 별에게' 포스터 (티빙)

지난해 1월 EGND에서 공개된 드라마 ‘나의 별에게’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드라마는 스캔들로 인해 잠시 몸을 숨겨야 하는 톱스타 서준(손우현 분)이 우연히 셰프 지우(김강민 분)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시즌 2가 제작됐고, 지난달부터 티빙에서 독점 공개 중이다. 시즌 2는 두 남성이 연애를 시작하다가 헤어진 2년 후 모습을 그리고 있다.

BL은 문학에서도 점차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3월 박상영 작가의 퀴어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은 정보라 작가의 ‘저주 토끼’와 함께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 13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을 비롯해 4편의 중단편을 모은 연작소설이다. 게이 남성의 삶과 사랑을 다루고 있으며 소설집에 실린 단편 ‘재희’는 최근 쇼박스에서 영화화 제작을 확정했다.

BL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꽤 복합적이다. 우선 ‘산업 논리’가 거론된다. 한국에 뿌리박힌 동성애 혐오와 별개로 관련 콘텐츠들이 주목받고, 그에 따른 수익이 발생하니 지속적으로 제작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섹슈얼리티의 민주화’다.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예전보다 완화됐고,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개인의 성적 취향과 정체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BL 콘텐츠 역시 별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이유다.

김세연 미디어비평가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BL 콘텐츠들은 비교적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시선으로 동성애를 그린다. 이는 성적 판타지를 극대화하거나 심각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던 과거 퀴어물과 차별화된다”며 “물론 BL 코드의 대중화가 퀴어에 대한 사회적 차별 완화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 주변에 퀴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식하게 한다는 점에서 한 발 나아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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