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크래커] 유통업체들은 왜 세계관 마케팅에 공을 들일까요?

입력 2022-04-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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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의 우주 세계관을 담은 인스타그램 모습(자료제공=이마트24)
▲이마트24의 우주 세계관을 담은 인스타그램 모습(자료제공=이마트24)

최근 기업들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잡기 위해 ‘세계관’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느 업종보다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계 역시 이를 외면할리 없지요.

언뜻 보면 내용은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화성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원숭이가 지구를 찾아오고, 고릴라가 화성에서 즐겨 먹던 레시피로 빵집을 차리는 등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세계관은 상상력이 어디가 끝일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MZ세대는 이런 스토리텔링에 열광하고 팬이 되길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관 뭐길래? MZ세대 열광하나?

‘세계관’은 자연과 인간의 행위와 생활을 포함해 사회에 대한 통일적이고 조직적인 파악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지만, 국내에선 게임이나 영화에서 주로 사용돼 왔습니다. 가령 게임에서 세계관은 게임 시나리오상 캐릭터부터 스토리까지 시간적·공간적·사상적 배경의 뼈대 역할을 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됩니다. 심지어 열광적인 팬들의 입김은 이러한 세계관에도 영향을 줍니다. 실제 마블 영화의 열렬한 팬들은 영화가 원작의 세계관을 어겼다며 항의를 하고 막대한 영향력 행사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신세계입니다. 최근 이마트24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부캐(부 캐릭터) 제이릴라와 연관된 브랜드 캐릭터에 재미와 스토리텔링을 더한 세계관 구축으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마트24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이마트24 화성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장 ‘원둥이’가 자신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공개하며 사회관계망(SNS)에 우주 세계관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원둥이는 이마트24 화성점을 크게 성공시키고, 지구에서 편의점을 경험해보고자 합니다. 이에 먼저 지구에 도착해 활동하고 있는 동네형 제이릴라와 연락 후 방문했다는 내용이 스토리의 바탕입니다.

원둥이 소개와 함께 고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우주편의점 체험 이벤트도 진행됩니다. 고객들은 이마트24 인스타그램에 있는 AR(증강현실) 필터를 활용해 이마트24 로고(BI: 간판, 홍보물 등)를 찍으면 이마트24 화성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AR필터로 촬영한 우주편의점 모습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피드에 업로드 하고, 필수 해시태그(#이마트24, #우주편의점)를 달면 이벤트에 응모됩니다.

이마트24는 향후 모든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원둥이가 중심이 된 우주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하고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이마트24 SNS만의 특별한 세계관과 팬덤을 형성하겠다는 것이죠.

LG생활건강도 지난 1월 화장품 브랜드 빌리프의 스토리텔링형 세계관을 공개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빌리프 허브숍에서 일하는 ‘빌리’와 대장장이 요정 ‘로이’가 모험을 하는 내용인데요. ‘텐텐망치’ 아이템으로 10초 안에 모든 것을 채우는 로이는 세안 후 10초 안에 수분을 잡아주는 ‘뉴메로 10 에센스’ 상품을 상징합니다. LG생활건강은 세계관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에 국내 뷰티 업계 최초로 빌리·로이 캐릭터를 대체불가능 토큰(NFT)으로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출처=빙그레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빙그레 인스타그램 캡처)

빙그레는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라는 왕자 캐릭터를 만들어 투게더·비비빅 등 제품군을 연결하는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빙그레우스가 왕위에 즉위한 것을 모티브로 한 세안밴드, 무릎담요, 실내화 등 굿즈까지 선보였습니다. ‘대상’ 미원이 조연의 숙명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서브남(남자 조연) 서사로 풀어낸 세계관 마케팅의 일환입니다.

◇황당하지만 빠져드는 것이 세계관의 매력

소비재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는 유통업체들이 이런 황당한 스토리를 만드는 배경은 결국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때문입니다. 경험과 공유를 중요시하는 세대의 특성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죠.

기존의 신상품, 이벤트 등 정보 전달 위주 콘텐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우주’라는 세계관을 구축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세계관에 대한 몰입감을 높여 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특히 이런 마케팅은 모델료를 낮출 수 있고, 제품 모델로 발탁된 연예인들의 일탈에 따른 제품 이미지 훼손 위험을 줄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처음엔 황당하지만 볼수록 빠져드는 세계관 마케팅. 자 다음엔 어떤 기업이 어떤 세계관을 들고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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