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증시 봄날은 올까?

입력 2009-03-02 08:40 수정 2009-03-02 09:0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금융시장 불안+경기침체 가속화...정책에 의존한 '천수답' 장세 불가피

대내외적으로 금융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실물경기 둔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 맞이하는 3월 증시에 따뜻한 봄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이후 고조되던 위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금융시장 전반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외환시장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고점을 넘어서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고 2월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주말 원ㆍ달러 환율은 1530원선마저 돌파, 과거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상황이다.

주식시장도 코스피 1200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조정 국면이 본격화되는 양상이고 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 금리가 정책금리의 거듭되는 인하에도 불구하고 2월들어 반등 양상이 뚜렷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같은 금융시장 상황은 대규모 정책 대응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안정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대외적으로는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려는 시도가 좌절됐지만 역시 국유화 논란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미 상업은행의 부실 우려가 지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정부의 새로운 금융 정책인 금융안정화계획(FSP)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막대한 부실을 안고 있는 미 금융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FSP 집행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 금융부실 문제와 이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색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3월 주식시장은 2월 증시의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투자은행과 달리 상업은행의 부실 내지 파산은 자칫 뱅크런 및 대출회수 등과 같은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우려 속 지난 주말 미 정부와 씨티그룹이 정부 소유의 보통주 지분을 최대 40%까지 확대한다는 사실상 '국유화' 해법을 마련키로 결정함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3월 첫 거래일부터 하락 압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우증권은 각국의 동유럽발 디폴트 우려로 재차 높아진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 상업은행 부실에 따른 국유화 논란으로 이어지며 금융시장 제반 여건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며 이제 공은 다시 정부로 넘어갔다고 평가했다.

시장참가자들이 우려했던 상업은행 부실 처리와 관련해 미 정부가 씨티그룹 구제를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부쳤고 미 최대 보험사인 AIG에 대한 국유화 여부 또한 막바지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3월 주식시장은 첫 거래일과 동시에 박스권 하단의 지지력을 시험받게 될 것"이라며 "시장참가자들은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씨티그룹의 '사실상 국유화' 조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금융시장 안정에 집중하는 정책은 상업은행의 부실을 해소하고 궁극적으로 상업은행의 생존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정상화 과정에서 진통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3월 증시의 변동성 확대 국면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은 3월 증시의 포커스는 서울 외환시장에 맞춰야 할 것이라며 당분간 환율 변화가 증시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금융시장이 재차 불안해진 주된 이유로 대외적인 불안요인에 일부 국내 금융기관의 국제적 관행에 대한 안일한 대처와 조선업체 외환포지션 정리 등이 가세하면서 외국 금융권으로부터 불신감을 키웠고 이같은 우려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더욱 커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환율 변화에 따른 원화자산 전반적인 가격 하락과 변동성 심화는 증시 자체적인 대처로서는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편이 마땅찮다는 데 더 고민이 크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일차적으로 3월이 다 지나기 전까지는 환율 움직임에 연동되는 코스피 흐름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지수 자체의 움직임 만큼이나 환율도 예의 주시하면서 신축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투자자들에게 주문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실물경기가 본격적인 둔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투자자들이 3월 주식시장을 맞이하고 있다며 2월에 이어 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분기 경제성장률 등 거시 경제지표와 기업이익 동향은 충격적인 수준으로 악화된 상황이고 이러한 펀더멘털 요인의 부담은 1분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은 경기 둔화로 인한 실물부문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위기가 고조되는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물경기 측면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본격적인 고용조정과 이로 인한 내수경기 위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두 자리 수 비율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 상황이 빠르게 악화됨에 따라 대다수 산업이 어려운 국면에 처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실적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이미 지난 4분기 기업실적이 예상을 뛰어넘는 부진한 모습이었지만 2009년 실적 역시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 3월 증시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아이돌 레시피와 초대형 상품…편의점 음식의 한계 어디까지?[Z탐사대]
  • 제니와 바이럴의 '황제'가 만났다…배스 타올만 두른 전말은? [솔드아웃]
  • 송다은 "승리 부탁으로 한 달 일하고 그만뒀는데…'버닝썬 여배우' 꼬리표 그만"
  • ’돌아온 외인’에 코스피도 간다…반도체·자동차 연이어 신고가 행진
  • ‘빚내서 집산다’ 영끌족 부활 조짐…5대 은행 보름 만에 가계대출 2조↑
  • “동해 석유=MB 자원외교?”...野, 의심의 눈초리
  • 미끄러진 비트코인, 금리 인하 축소 실망감에 6만6000달러로 하락 [Bit코인]
  • 명승부 열전 '엘롯라시코'…롯데, 윌커슨 앞세워 5연속 위닝시리즈 도전 [프로야구 16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899,000
    • +0.09%
    • 이더리움
    • 5,035,000
    • +0.6%
    • 비트코인 캐시
    • 610,000
    • +1.08%
    • 리플
    • 693
    • +2.06%
    • 솔라나
    • 204,300
    • +0.1%
    • 에이다
    • 585
    • +0.17%
    • 이오스
    • 934
    • +0.65%
    • 트론
    • 163
    • +0%
    • 스텔라루멘
    • 138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9,850
    • -1.55%
    • 체인링크
    • 20,950
    • -1.41%
    • 샌드박스
    • 542
    • -0.37%
* 24시간 변동률 기준